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2달러(4.0%) 급등한 52.9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6월 22일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할 의사를 밝히면서 유가가 큰 폭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끝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한 이후 산유량 조절(감산) 협정을 오는 2019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인 (감산)규모 등은 사우디 등과 협의 후 결정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그동안 감산 관련 모호한 입장을 보이던 러시아가 감산에 동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오는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산유국 회동에서 감산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정책과 관련 휴전에 합의한 점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중 양국은 지난주 정상회담에서 향후 90일 동안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지식재산권 등과 관련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이 미국한 농산물과 에너지 관련 제품의 수입을 관련 규제를 풀고, 이를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미국산 원유는 아직 중국의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은 아니지만, 에너지 제품 관련 수입 확대는 물론 양국의 무역 긴장 완화 기대는 전반적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자극했다.
양국 무역 긴장이 완화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수급 관련 소식도 이날 유가의 상승을 지지했다.
캐나다 앨버타주는 송유권의 병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기업에 산유량을 8.7%, 하루평균 32만5천 배럴가량 감축할 것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지난 11월 산유량도 하루평균 1천137만 배럴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천141만 배럴보다 다소 줄었다.
한편 카타르는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는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국가지만, 산유량은 많지 않은 관계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모처럼 공금 과잉 우려를 해소하는 소식들이 쏟아졌다면서 단기적으로 원유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줄리어스 베어의 노버트 루커 원자재 대표는 "G20에서 앨버타까지 공급 축소 소식이 이어졌다"며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단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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