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은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은행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도 최근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요.
당초 예상보다 인수가격이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재 베트남엔 순수 외국계 은행만 9개, 외국 자본과 현지 자본이 합쳐진 조인트 형식의 은행은 무려 29개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금융자본의 시장 진출이 활발합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베트남 금융시장에 너나없이 뛰어들며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진출 외국계 은행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고 KB국민은행도 최근 수도인 하노이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오가며 현지 은행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할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대상은 베트남 2대 국영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으로, 다음 달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5%를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인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분 가격이 너무 올라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협상이 본격화 된 지난 10월 7억 달러였던 인수가격이 이달 초 7억8700만 달러까지 뛰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1천억 원 가까이 오른 건데 하나은행 글로벌 사업부분 한해 당기순이익의 3분의 1가량인 만큼 인수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겁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전략에 정통한 은행권 고위임원은 “베트남 현지은행은 재무제표가 불투명한 곳이 많아 인수에 위험이 따른다”며 “충분한 실사를 거치지 않으면 인수 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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