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국제적인 정치 이슈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5G 통신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선택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 부회장은 19일 송년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가 지난 11월 스페인의 국제 CC(국제공통표준평가기준) 인증기관에 보안인증을 신청한 상태"라며 "인증이 완료되는 시점에 국제검증기관과 화웨이, 보안전문가, 국내 언론에도 보안 검증이 완벽하다는 점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하 부회장은 화웨이 장비 도입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신경쓰는 모습입니다. 화웨이 장비와 관련해 LG유플러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데도 화웨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하 부회장은 "국내에서도 (장비) 구축하는 단계에서부터도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권고하는 74개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았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는 기자분들이 LG유플러스의 경쟁력 등 여러가지 고려해서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 부회장이 화웨이 장비에 대해 해명한 것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이후로 두 달만입니다. 당시 국정감사장에 화웨이코리아 CEO까지 나서서 "LG유플러스에 소스코드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하 부회장도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장비 공급망까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습니다. 실제 화웨이가 소스코드를 제공할 수 있는지, 장비 공급망의 보안 검증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밝힌 적은 없습니다. 올초부터 5G 장비에 대한 화웨이 보안 이슈가 있었다는 점에서 가입자의 보안우려를 스스로 불식시키는데 소극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경쟁사가 통신장비 공급업체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데 반해 LG유플러스는 국정감사장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화웨이 장비 채택을 공식화했습니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마케팅을 펼칠 때마다 ‘화웨이’라는 이름은 어느 곳에서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3년 LTE 장비공급업체로 화웨이를 선정했을 때 보안역풍을 맞았던 터라 드러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LG유플러스의 대응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국과 5G 패권을 경쟁하는 미국의 반발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미 11월에 화웨이가 스페인 검증기관인 ENAC에 검증 신청을 완료했다면 가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사업자로서의 도리입니다. 2013년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검증 결과 공개를 언급했지만 두루뭉수리 넘겼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다른 방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하현회 부회장이 밝힌 것처럼 화웨이 5G 장비에 대한 검증 결과를 적극적으로 알려야합니다. 삼성장비는 외부 기관에 검증도 안받는데 왜 우리만 고생이냐는 의문을 스스로 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비용 효율화를 위해 논란이 있는 화웨이 장비를 선택한 LG유플러스의 `리스크`라는 점에서 스스로 책임져야할 문제입니다. 5G 시대 1위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LG유플러스의 포부는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실현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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