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베트남 거주 한국인에게 상품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펼치는 베트남 가죽제품 업체 `라까`(LAKA)에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이벤트 대상이 아닌 한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매장에 몰려가 공짜 상품을 싹쓸이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대량구매에 나선 것이다.
한국에 있는 우리 국민도 라까 직원들에게 숙박이나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초청 이메일이나 문자를 잇달아 보냈다.
응우옌 딘 뜨 라까 사장은 27일 "어제 수많은 한국인 고객이 라까 매장을 찾아 이벤트 선물을 받았지만, 대다수 고객이 추가로 상품을 사서 가셨다"고 말했다.
뜨 사장은 또 "일부는 상품을 몇 개씩이나 구매했고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분은 매장 한 코너에 있는 가방을 몽땅 사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27일에도 아침부터 수많은 한국인이 매장을 찾아 선물을 받고 상품을 추가로 샀으며 10개씩 구매한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뜨 사장은 이어 "우리 매장 직원들이 한국인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를 수백통이나 받았다"고 말했다.
또 라까의 이메일과 페이스북 계정으로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 관광객이 어려움을 겪게 해 부끄럽고 미안하다"면서 "한국인에게 호의를 베풀어줘 고맙다"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을 방문하면 라까 매장을 반드시 들르겠다는 댓글도 달렸다.
부산에서 카페 `라일라`를 운영하는 이동기(50) 씨는 라까 직원과 뜨 사장이 자신의 카페를 방문하면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씨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서툰 베트남어로 자기 뜻을 전달했지만, 그의 따뜻한 마음은 라까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뜨 사장은 조만간 올해의 최우수 사원으로 뽑힌 직원에게 한국여행 기회를 제공하면서 이 씨의 카페를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한국에 오면 숙박과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라까 측은 밝혔다.
뜨 사장은 "정말 좋은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면서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나날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까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한 직후인 지난 17일 `박항서 감사` 이벤트를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한국인이 연말까지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부온 메 투옷시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면 어떤 상품이든 1개씩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4일 관련 보도가 나간 뒤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국인들이 매장으로 몰려와 공짜 상품을 싹쓸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라까 측은 이 때문에 25일 오후 베트남에 장기간 체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국인에게만 선물을 주겠다는 긴급 안내문을 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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