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이혼소송 때 '개 양육권'도 다툰다

입력 2018-12-30 21:07  

내년 1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혼 소송 때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의 양육권을 두고도 다투게 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새해부터 판사에게 이혼 소송 때 누가 애완동물의 양육권을 갖는 것이 그 동물에게 더 바람직한지 판단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 시행된다.

법안을 발의한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빌 쿼크는 "이 법은 법원이 애완동물 소유권을 차 소유권과는 달리 봐야만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명쾌한 지침을 제공함에 따라 법원이 동물에게 뭐가 최선인지를 근거로 양육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은 판사가 동물의 권리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을 뿐 이를 강제하지는 않았다.

NBC는 이 법이 애완동물이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때 누가 산책시키고 먹이를 주고 놀아줬는지 같은 요소들을 판사가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애완동물도 재산의 일종으로 보고 판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개를 판 뒤 그 돈을 나누도록 판시한 판사도 있었다.

이 법은 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은 모두 포함된다.

반론도 있다. 아서 엔거런 판사는 2015년 판결에서 "개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한다면 고양이나 너구리, 다람쥐, 물고기, 개미, 바퀴벌레는 왜 안 되나? 파리를 때려잡았다고 감옥에 갈 수 있나? 대체 어디에서 끝날까?"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 법이 법률 체계의 일관성 결여를 해소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시건주립대 법과대학의 동물법 교수인 데이비드 패브르는 "이혼 소송 바깥 영역에서는 이미 학대방지법 같은 법률이 애완동물에게 법적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는 자신의 고유한 선호를 가진 생명체라는 점에서 그릇이나 소파보다는 아이에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이런 법률이 시행되는 것은 캘리포니아가 세 번째다. 알래스카주에서는 이미 지난해, 일리노이주에서는 올해 초 비슷한 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새 법률이 시행되면 `동물 감정 전문가`가 증인으로 법원에 불려 나오고, 개 양육권 소송으로 법원이 더 붐비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시카고의 결혼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섀퍼는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채 안 된)이곳에서는 그런 일을 못 봤다"며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완전히 다른 행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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