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 후 슬그머니…여전한 '올빼미 공시'

박승원 기자

입력 2019-0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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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명절 연휴나 연말 증시 폐장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늦은 시간에 기업의 부정적 소식을 전하는 공시를 이른바 '올빼미 공시'라고 합니다.

    지난해 말 폐장 이후에도 어김없이 이런 '올빼미 공시'가 쏟아져 나와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투자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슬그머니 장 마감 후 공시하는 '올빼미 공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명절 연휴나 연말 증시 폐장 이후에 특히 기승을 부립니다.

    이번에도 증시가 폐장된 지난해 12월 28일 오후부터 연휴 전날인 31일까지 유상증자, 공급계약 축소, 채무보증 등 악재성 공시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선 자금 조달과 관련된 공시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인 현대아산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비상장사인 현대아산이 대북사업 중단 이후 실적 악화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이수화학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폴루스바이오팜은 타법인 증권취득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공급계약 축소와 채무보증 등 크고 작은 악재들이 이어졌습니다.

    SDN과 인포마크, 알티캐스트는 기존 공급계약을 체할 당시 계약금이 급감했다고 정정공시를 냈습니다.

    오리엔탈정공과 엠에스오토텍은 종속회사와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채무보증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상장사인 기업들이 투자자 의사결정에 중요한 판단 수단인 실적이나, 자금조달, 계약 등을 연말이나 연휴 직전 장 마감 후 공시하는 것은 관행처럼 되풀이 돼 온 일입니다.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이 공시 규정 강화에 나섰지만, 제도만으론 근절하기 쉽지 않은 상황.

    결국, 투자자들의 꼼꼼한 주의와 함께 기관투자자들의 강력한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개인투자자) 스스로 올빼미 공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들을 가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빼미 공시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을 행사하게 되면 결국 올빼미 공시가 일정 부분 줄어드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와 연말이면 매번 반복되는 '올빼미 공시'.

    국내증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와 함께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 행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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