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린 CES 중국기업들, ZTE·화웨이 전시장 규모 축소

입력 2019-01-09 16:12  

글로벌 전자·IT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기업들이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는 기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기업 수 자체가 크게 줄었고, 과거와 달리 기조연설 무대 위에 오르는 중국 기업가들도 마땅히 눈에 띄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중 무역 전쟁으로 발생한 워싱턴발(發) 불똥이 세계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까지 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CES 2019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한 중국기업은 1천211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CES 참여 중국기업 수는 1천551개사였다. 최근 4년 내 CES 참여 중국기업 수가 떨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제재로 도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통신)는 올해 정식으로 전시장을 마련하지 않은 채 미국 지사 차원에서만 작은 규모의 부스를 꾸렸다.

앞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와 화웨이(華爲) 등 중국 통신업체들이 생산하는 통신장비를 미국 기업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상태다.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도 올해는 CES 전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대규모 부스를 운영했던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그룹도 전시장 규모를 대폭 줄였다.

그해 CES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업계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CES 기조연설 명단에도 올해 중국 기업가들의 이름은 없었다.

작년만 해도 중국 화웨이의 최고경영자(CEO)가 2년 연속 연단에 올라 화제가 됐었고, 중국 바이두의 루치(路奇)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기조연설자로 나섰었다.

화웨이·TCL·하이센스·창훙 등은 올해 CES에는 참가했으나 전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일본의 파나소닉·소니 등이 대형 부스를 차려 테마별로 기술과 제품군을 분류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존을 마련한 것과는 대비되는 분위기였다.

CES에 참가하는 중국기업이 감소한 배경은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미국 시장에 대한 정서가 악화한 영향이 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후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CES 불참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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