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큰손인 기관은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7거래일 연속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자금을 빼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기관은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을 순매수하며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어 시장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기관의 순매도 흐름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기관은 지난 12월27일부터 8일까지 7거래일 연속 6300억원의 자금을 빼냈습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대외 악재는 물론, 올해 기업 실적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러면서도 기관이 그 기간 순매수한 종목들이 있었네요?
<기자>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 가운데서 바이넥스(5600억원)와 파라다이스(5000억원)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며 기관이 5000억원 이상 순매수했습니다.
이어 HB테크놀러지(4800억원), 제이콘텐트리(4500억원), JYP엔터(3800억원)가 뒤를 이었습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7거래일간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이 큰 수익을 거뒀다는 점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의 자금 규모가 약 5~6%에 불과하지만 기관이 산 종목이 모두 수익률이 좋다는 건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요인이라는 겁니다.
실제 이들 종목의 상승률은 약 13%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1.07% 하락한 것과 비교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앵커>
특별히 기관이 관심을 가진 종목들의 특징이 있었나요?
<기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이넥스와 파라다이스 등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8배였습니다.
특히 PBR이 10배 수준인 알테오젠(10.06배), JYP엔터(11.06배)를 제외하면 이들의 PBR은 2.1배까지 하향조정됩니다.
<앵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관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에 대한 매수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요?
<기자>
국내 증시는 지난해말 낙폭이 확대되고 올초 들어서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등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기관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 수익을 거두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 시기는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이 다시 복원하는 과정"이라며 "이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특히 어제 기관이 코스닥에서 7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만큼 매수한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앞서 지수가 하락하면서도 기관이 매수한 종목이 큰 수익을 거뒀다는 측면에서 관련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기관이 9일 하루에만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SK머티리얼즈로 5500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이어 아프리카TV(48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4000억원), 제이콘텐트리(2900억원), CJ ENM(2600억원) 순으로 기관의 장바구니 안에 담겼습니다.
이들 역시 PBR이 평균 4배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업황 둔화와 실적 우려가 곂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인 서울반도체(1600억원)와 하나머티리얼즈(1500억원)가 기관 순매수 창구 상위에 이름을 올린 점은 관심이 쏠리는 요인입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업황 우려감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적지 않고, 메모리 가격이 낮아지는 상반기 마지막 시기에 다시 반도체 사이클 도래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대외 악재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해 올해 상장사들의 실적 둔화 우려감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그간 낮았지만 현재 증시가 저점인 것과 맞물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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