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설연휴 전' 2차파업 하나…평균 9,100만원 고액연봉 부담

입력 2019-01-14 08:02   수정 2019-01-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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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주말까지 집중교섭을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주 희망퇴직 조건을 두고 노사 합의에 성공하며 임단협의 대타협 물꼬가 텄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됐지만, 실상은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전일 밤 10시까지 실무 교섭과 대표자 교섭을 병행하는 집중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실상 결렬됐다.

전일에만 열두시간 가까이 마라톤 교섭을 이어갔지만,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와 L0(창구 전담직원) 직급의 경력인정 등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견해차만 재확인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8일 파업 참가자들의 근태 등록을 바탕으로 사측이 실시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고발 조치도 준비 중이다.

그간 직원들의 파업 참여를 자제하고자 일선 지점장과 본부장이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했다는 직원들의 제보가 노조를 통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가 되풀이되고, 일부 안건은 논의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사측이 협상을 이어갈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여 중노위 사후조정 신청을 예정대로 진행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도 중노위의 사후조정 신청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후조정은 노사가 동의해야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측이 추가 협상을 위해 중노위 조정 기간을 연장하자고 요청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절한 전례가 있는 만큼 자칫 사후조정이 파업을 정당화하기 위한 장치로만 사용될 수 있어서다.

사측은 앞으로도 노조와의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희망퇴직에 합의하며 노사가 한걸음 가까워진 분위긴데 안타깝다"며 "은행은 노조와의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은 1차 파업으로 주춤했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달 초 예정됐던 본부장(PG장)과 부점장, 그룹 간 이동 인사는 이번 주 단행된다. 다음 주에는 직원들의 정기 인사와 부임 인사를 진행한다.

오는 19일에는 매년 1월 개최해온 전국 부점장 전략회의도 연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여전히 가동 중이다.

비대위는 향후 발행할 수 있는 추가 파업에 대비해 `KB 위기대응매뉴얼`을 보완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달 말 노조가 계획한 2차 파업이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평균 9,100만원에 달하는 `고액연봉` 타이틀을 단 대형 시중은행의 파업에 대한 여론이 점차 악화하고 있는 데다, 노조 역시 2차 파업을 강행할만한 명분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자금 수요가 몰리는 설 연휴를 앞둔 시기에 경고성 파업이 아닌 2~3일에 걸친 파업을 시행한다면 국민은행의 이미지는 물론 적잖은 영업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사 모두 2차 파업의 현실성을 낮게 보고 있어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은 물론 고객의 피로감만 커지고 있는 만큼 대표자 간 대승적인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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