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선열(전염단핵구증: glandular fever)`을 앓으면 나중에 정신분열증(조현병; schizophrenia)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이 만든 보고서는 의학 저널 `조현병 회보(Schizophrenia Bulletin)` 최근호에 실렸다.
이 저널은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가 `메릴랜드 정신의학 연구 센터( Maryland Psychiatric Research Center)`, `국제조현병 연구협회(Schizophrenia International Research Society)` 등과 제휴해 발간하는 격월간 `동료 심사(peer-review)` 학술지다.
침과 혈액 등을 통해 EBV(Epstein-Barr virus)라는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선열에 감염되는데 림프샘이 붓고 피로감을 느끼는 것 외에 특별한 증상은 없다.
전 세계인의 90%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이지만 이번 연구에서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드러나 주목된다.
연구팀은 모두 743명으로 실험군을 구성했다. 이 중 432명은 조현병 환자고, 나머지 311명은 정신병력이 전혀 없었다.
두 그룹 따로 EBV 항체를 검사했더니, 조현병 환자군에서 항체 수위가 올라갈 개연성이 대조군의 1.7배 내지 2.3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또한 조현병에 걸릴 유전적 위험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 참가자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적으로 조현병 발병 위험이 크고 EBV 항체 수위도 높은 사람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에 비교해 조현병에 걸릴 가능성이 8배 이상 높았다.
수두, 입술헤르페스(cold sore) 등 다른 바이러스와 관련 있는 항체의 증가는 조현병 환자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의 조현병 환자는 2천100만 명을 상회한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로버트 요컨 교수는 "조현병에서 EBV 같은 감염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조현병 환자는 이 바이러스에 특이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BV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면 조현병과 같이 심각한 정신질환에 대해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영국 국립보건국(NHS)이 승인한 EBV 치료법은 현재 없다.
미국 내에서 `모노(mononucleosis)`로 통하는 이 바이러스를 피하려면 손을 잘 씻고 감염자와 접촉을 피하면서 좋은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이 바이러스는 선열을 일으킬 때만 활성화되고 그렇지 않은 때는 대부분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
발병 전 잠복기는 최장 7주이며, 한번 걸리면 평생 보균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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