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끝난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선발 명단에 이승우를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 7일 급하게 아부다비에 도착한 이승우는 그날 치러진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 기대감을 높였다.
이승우는 애초 아시안컵을 준비하던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A매치에 호출했지만, 출전기회를 주지 않았고, 지난해 11월에는 아예 대표팀에 호출하지도 않았다. 결국 이승우는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나상호의 무릎 상태가 대회에 나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승우를 대타로 뽑았다. 엔트리를 비워놓고 대회에 나설 수는 없어서다. 더불어 이승우는 조커로 좋은 공격 옵션이기도 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은 물론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도 이승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중국과 최종전에도 이승우를 벤치 멤버로 놔뒀다.
후반들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주세종(아산)이 차례로 교체로 투입됐다. 그리고 선발로 나선 손흥민(토트넘)을 후반 막판 교체하면서 선택한 선수는 이승우가 아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호출에 대비해 그라운드 밖에 몸을 풀고 있던 이승우는 벤치에서 몸을 그만 풀고 돌아오라는 신호가 나오자 실망한 듯 벤치로 복귀하면서 물병을 차버리는 경솔한 행동을 했다.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신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지만 자칫 감독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의 행동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배`들은 이승우의 행동을 아쉬워하면서도 후배의 열정을 보듬어 안았다.
기성용(뉴캐슬)은 "이승우가 물병을 차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물론 잘한 행동은 아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이)승우를 잘 타이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토너먼트가 끝날 때까지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모두 필요한 존재"라며 "잘 얘기해서 문제가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이)승우가 물병을 찰 때 옆에 있었다"라며 "(이)승우도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축구 열정이 커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승우는 워낙 잘 알아서 하는 선수"라며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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