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이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한때 휴대전화와 함께 양대 수출효자 품목이던 반도체에 비해 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수출액(부분품 포함)은 146억1천만달러로 전년보다 44억2천만달러(23.2%) 줄었다.
분기별 수출 감소율을 보면 1분기 20.2%에서 2분기에는 15.6%로 낮아졌다가 3분기(19.9%)에 증가세로 돌아선 후 4분기에는 35.3%로 치솟았다.
작년 수출액은 2002년 113억6천만달러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16년(300억3천만달러) 이후로는 3년 연속 감소하며 반 토막났다.
1996년 4억7천만달러에서 2002년 100억달러대로 급증한 휴대전화 수출은 2008년 334억4천만달러로 늘며 반도체(327억9천만달러)를 추월, 수출 효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듬해 286억7천만달러로 감소하며 다시 반도체에 밀린 뒤 200억~300억달러 사이에서 등락하다 2017년 200억달러를 밑돌았고 작년 15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포함)이 현지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37% 급감한 43억달러를 기록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인 미국은 50억5천만달러로 10% 줄었지만 2017년 1위 수입국이던 중국을 추월했다.
2008년 휴대전화를 밑돌았던 반도체 수출은 작년 사상 최고치인 1천281억5천200만달러를 기록하며 휴대전화의 8.8배에 달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휴대전화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한 데다 해외 생산과 부품 현지 조달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4천만대로 전년보다 5%가량 줄며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스마트폰 해외 생산 비중은 2010년 15.9%에서 2011년 56.5%로 급등한 뒤 2013년 80%를 넘었고 2017년 이후로는 90%대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1분기 기준 스마트폰 국내 생산 비중은 9%에 불과했다.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휴대전화 점유율도 하락했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7년 23.3%에서 작년 1분기 25.6%로 개선됐지만 2분기 22.4%, 3분기 20.3%로 계속 낮아졌다.
이는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업체들의 거친 공세로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는 갤럭시S9과 G7씽큐 등이,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9과 V40 씽큐 등 전략폰이 선전했으나 애플·화웨이 등과의 글로벌 경쟁 심화로 회복세 전환에 실패했다.
중국업체들은 중저가제품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프리미엄폰 출시를 늘리며 삼성전자·애플이 우위를 점한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휴대전화 부분품 수출도 부진에 빠졌다.
베트남과 인도 등 해외 거점 생산 물량 확대와 맞물려 원가절감 등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부품업체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면서 29.7% 감소했다.
중국에서 국내 업체 입지가 급격히 약화된 후 반등이 지연되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부품 공장 가동을 확대한 결과 국내 기반 부품 수출이 약화됐다는 이야기다.
휴대전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도 중국업체의 거친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휴대전화 업체는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반도체 수출도 꺾일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수출 동력 발굴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작년 1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3% 줄며 27개월 만에 감소했고, 이달 1~10일에는 27.2% 급감하며 올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