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흉기 난동', 경찰 측 들어보니 "문자신고 40자 넘어 접수 안 됐다"

입력 2019-01-21 20:55  


지난 19일 `당산역 버스 흉기 난동` 당시 112 문자신고 시스템의 한계로 일선 경찰관에게 신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고자의 보안을 유지하고 비밀을 지켜줘야 하는데,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사과하고 "신고자의 비밀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시내버스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다른 승객을 위협하자 버스 승객이 이런 상황을 112에 문자로 보내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버스에 올라 `신고자가 있느냐`고 크게 물었고, 신분 노출을 꺼린 신고자가 응답하지 않자 별다른 조치 없이 버스에서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2012년 112 시스템을 통합하면서 문자 신고가 40자 이내로 제한했는데, 글자 수를 넘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흉기 관련한 내용은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칼을 가졌다는 신고 문자가) 40자가 넘어 접수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부터 용량을 보완하려 했는데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청에서 한달 내로 조속히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청장은 "신고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출동 경찰관 입장에서는 누가 소란행위를 했는지 몰라 부득이 (신고자를) 찾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112신고와 경찰관이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교육을 강화하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문자메시지 한도는 40자가 아니라 45자였고, 문자신고 중계서버를 운용하는 LGU+를 통해 한도를 70자로 늘리는 긴급 보완조치를 해 오후 7시 이후에는 문자 누락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작년부터 보완을 추진했는데 완결되지 않았다는 말은 다른 사안과 혼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상 70자를 넘으면 자동으로 멀티미디어메시징 서비스(MMS)로 넘어가므로 다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112시스템 문자신고는 전체 신고 414만5천371건의 4.2%인 17만2천729건이었다.
앞서 경찰은 서울 지하철 암사역에서도 흉기 난동을 부리는 10대를 제압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들은 바 있었다.
원 청장은 이에 대해서도 "경찰이 안전을 우선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포 요건에 맞춰서 적절히 대응했다"며 "다만 테이저건 발사 등에 대해서는 직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 청장은 수입차 브랜드 BMW가 차량 결함을 알고도 은폐해왔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BMW코리아 대표이사를 소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 청장은 "유럽에 있는 BMW 본사의 기술 관계자를 먼저 조사한 뒤 BMW 국내 법무팀과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을 상습 폭행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의 신병 처리 여부에 대해 "송 대표가 직원을 맞고소한 사건도 조사 중인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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