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경험 청소년, 스트레스·우울감 높다"

입력 2019-01-21 21:09  


흡연과 음주를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청소년 흡연·음주 행동 교정시 스트레스·우울감을 함께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송찬희 교수 연구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13∼18세 청소년 1천821명의 음주 및 흡연습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상생활 속에서는 자각하는 스트레스 정도를 1∼4점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했다. 우울감은 한 해 동안 2주일 이상 연속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했다.
그 결과 남녀 청소년 모두 평균 15세 정도에 음주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의 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은 남자 7.6개비, 여자 5.6개비였다.
흡연은 남녀 청소년 모두에서 스트레스·우울감과 관련이 있었다. 음주는 남자의 경우 스트레스, 여자는 우울감과 더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청소년을 보면 `하루 흡연량`과 `(지난 한 달 동안) 흡연 일수`가 많을수록 자각하는 스트레스 정도가 비례해 증가했다.
흡연량이 하루 한 개비 증가할수록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은 1.08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경험이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스트레스 점수가 1.09배 정도 높았다.
여자 청소년은 흡연과 음주 경험의 여부 자체가 스트레스, 우울감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과거 흡연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없는 경우와 비교해 스트레스를 1.18배 우울감을 3.9배, 한 달 내에 흡연한 적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1.38, 우울감을 6.5배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한 경험이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3.6배 증가했다.
송찬희 교수는 "청소년의 흡연이나 음주를 행동 문제로만 보고 행동 교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을 먼저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여자 청소년의 경우는 현재 흡연이나 음주 문제가 없더라도 과거 음주나 흡연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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