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세계랭킹 1위 커제를 연달아 꺾으며 충격을 안겨줬던 때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로부터 3년만에 이번엔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둑 AI '한돌'이 국내랭킹 1위부터 5위까지 모두를 꺾으며 알파고를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알파고는 바둑을 넘어 더욱 복잡한 게임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간격을 크게 벌리고 있습니다.
정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0여분 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국내 바둑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결국 돌을 내려놓습니다.
(음성) 중계진: "신진서 9단이 기권을 했다고 하네요..."
신진서 9단을 이긴 상대는 한 국내 IT기업이 개발한 AI '한돌'입니다.
'한돌'에 패한 신진서 9단은 '한돌'이 이세돌 9단을 꺾었던 '알파고 리'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장음> 신진서 / 프로 바둑기사
“사람과 대국을 하면 상대가 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실수들을 찾는 재미가 있고 했는데 아무래도 인공지능과 대국할 때는 기본적으로 실수가 거의 안 나오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고요. 알파고 리는 뛰어넘는 것 같고 커제와 했던 알파고 마스터와 비교했을 때 약간 부족하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바둑 기력을 측정하는 수치인 'ELO레이팅'으로 따져봐도 '한돌2.1'은 3년 전 '알파고 리'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미 바둑을 평정한 알파고의 최종버전인 '알파고 제로'와의 격차는 여전합니다.
<인터뷰> 이창율 / NHN 엔터테인먼트 게임 AI팀장
"ELO수치에 대해 조금 얘기를 드리면 150정도가 60%, 70% 그정도고... 400정도가 90%차이. 400정도 차이가 나면 아주 이기기가 힘들지 않나 그런 수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
지난 2017년 발표한 '알파고 제로'를 마지막으로 바둑을 마스터한 알파고는 이미 장기와 체스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오는 25일에는 더 복잡한 변수를 다루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 경기에 나서 보다 진보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 장준혁 /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바둑은)19X19정도의 상대적으로 적은 개수의 유한한 액션을 갖고 있어서 다소 쉬울 수 있어요. 그렇지만 스타크래프트는 보이지도 않고 그 상황에서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액션의 종류가 다양해서 마치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수준에 근접할 만큼 복잡한 문제 딥마인드나 최근 이런 대학들에서 연구를 빠른 속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늘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고 있어요.
인간의 영역을 정복해나가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의 생활의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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