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어깨 무거워지는 신라젠·에이치엘비·바이로메드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1-24 16:22   수정 2019-01-24 17:07

신라젠과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가 신약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중입니다.
이들 회사들의 임상3상 결과가 이르면 5월부터 발표될 예정인데요.
임상3상의 결과에 따라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재평가는 물론 신약가치는 수 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이들 업체들을 겨냥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쟁 의약품 개발도 상당히 데이터를 축적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이들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의약품의 가치와 다국적 제약사들의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신라젠, `펙사벡` 상업화 첫 단추 판가름
신라젠은 상반기내에 면역항암제 `펙사벡` 상업화를 가늠할 평가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신라젠에 따르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는 상반기 `펙사벡` 임상3상의 무용성 진행 평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무용성 진행 평가는 개발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 현재 펙사벡이 임상3상을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업화 단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면역항암제와 병용투여 성과 도출중
신라젠은 최근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임핀지(더발루맙), BMS와의 병용투여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신라젠의 파트너사인 프랑스 트랜스진 연구팀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IO 2018) 포스터 발표에서 펙사벡이 면역항암제인 `여보이`와 병용투여에서 독성과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논문 초록이나 구두 발표였으면 `더 좋았을 덴테`하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상길 연세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병용투여는 표적치료제로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처방약을 만들 때(처방할 때) 병합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상길 교수는 "한 가지 항암제로는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약제 내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에 2~3가지의 약을 섞어서 처방하는 병합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위암의 경우 허셉틴(2차 치료제)과 파크리탁셀(세포독성항암제), 또는 시스플라틴과 병용투여를 하는 게 표준치료 요법(중요)입니다.
보통 임상1상 시험의 경우 안전성(환자)과 함께 용량(투약 최적화), 용법(먹는 방법과 횟수)등을 시험해 최종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암제 개발의 경우 임상1상과 함께 임상2a상을 보통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임상2a상, 임상2상, 임상2b(후기 임상2상)의 경우 소수의 환자에게 약을 투약하는 것이기에 안전성과 함께 유효성(약 효능, 효과)을 같이 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라젠의 펙사벡은 의약계에서 면역항암제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입니다.
현재 개발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암젠의 임리직(Imlygic)이 대표적이며, 신라젠의 펙사벡은 백시니아바이러스를 활용해 개발중입니다.
글로벌시장에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암젠의 임리직에 이어 상품화될 경우 2번째 의약품이 되기에 무용성 평가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에이치엘비, 기대치 높아진 글로벌 임상3상
에이치엘비의 자회사인 LSK바이오파마는 지난해 개발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아파티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환자 459명의 모집을 완료하고 임상시험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LSK바이오파마는 전세계 12개 국가, 총 96개 병원에서 1,2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임상시험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다만, 항암제 임상시험의 특성상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어날 경우 임상시험은 더딜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악재가 아니라 호재입니다. 환자의 생존기간이 연장된다는 것은 그만큼 약효가 증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빌미로 공매도 세력이나 일부 음해세력들은 임상이 지연된다는 식으로 악성 루머를 퍼뜨리기도 합니다.(작년에 장 막판에 당해 봤잖아요.)
예를 들어 환자의 생존기간이 의약품 투약후 3개월에서 12개월 연장됐다고 하면, 임상시험 결과는 9개월 늦춰질 수 밖에 없지만, 약효는 그만큼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미국, 유럽,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시판허가 신청시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혜택이 적용돼 심사기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약과 바이오업계는 중국 1위 제약사인 항서제약이 이미 `리보세라닙`을 시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임상3상 시험에 대해 무난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항서제약은 지난 2014년 중국에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시험을 허가받았고, 2015년 발매를 시작했습니다.
리보세라닙은 2016년 중국내에서 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해 약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사이람자보다 높은 임상 결과
임상시험에서 더 기대하는 것은 릴리의 사이람자보다 뛰어난 약효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아파티닙(중국 항서제약)은 사이람자와 비교했을 때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2배 이상 높았고,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도 4개월 가량 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사이람자`는 2차 위암치료제 있어 글로벌 표준치료로 정립돼 있는 의약품으로 전세계에서 매년 9,000억원 가까이 팔리고 있습니다.
사이람자(성분 라무시루맙)은 정체된 위암이나 진행성 위암에 사용되는 `VEGFR2` 표적치료제입니다.
향후 아파티닙(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또 임상후 축적되는 처방데이터가 우수할 경우 글로벌 표준치료제로 등재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 바이로메드, 글로벌 임상3상 결과 주목
바이로메드가 개발중인 `VM-202 PDN`은 만성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합병증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합병증이 많은데, 이 가운데 약 15%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또는 당뇨신경병증)을 나타냅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s) 세션에서 VM202 개발 현황과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회사측은 오는 5월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에 대한 임상3상을 완료하고, 늦어도 8월에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로메드는 `VM-202`의 임상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으며, 현재 507명의 환자를 모집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는 화이자의 `리리카`(프리가발린)가 처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시장에서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의 경우 항우울제나 통증 치료제 등이 대부분이며, 이들 의약품은 당뇨병성신경병증 환자에 대한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 연구를 시도해 왔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전례가 있습니다.
다만, 현재 시장에서 처방되는 대체 의약품들의 가격이 낮다는 점(ex: 리리카캡슐75mg 건강보험 등재가격 529원)에서 `VM-202`의 약가 책정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VM-202`의 경우 세포유전자치료제여서 고가의 의약품이 될 것이라는 판단때문에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다른 의약품에 비해 상당히 뛰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깔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예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출시한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경우 현재 2차 의료기관(일반 종합병원)에서 가격이 약 380만원~400만원선인데요.
대체 처방되는 LG화학의 관절내 주사요법인 히알루론산(히루안, 6개월 약효) 처방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15만원 정도하고 있습니다.
▲ 다국적 제약사도 뛰어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 시장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개발을 진행중입니다.
지난해 초 동아에스티가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천연물 신약후보물질(DA-9801)을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즈에 1억7,800만달러에 기술수출 이전을 했고, 올 1분기 임상3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신라젠과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가 개발중인 의약품들은 글로벌시장에서 잠재력을 가진 의약품들입니다.
▲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
물론 그 이후에는 세계적인 학회(간학회, 폐암학회, 위암학회 등등) 등에서 표준치료(가이드라인)로 등재돼야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커나갈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글로벌 성공 사례를 들어볼까요?
셀트리온의 램시마(주)와 램시마SC제형이 모범 답안이었죠.
램시마는 2010년부터 약 2년간 20개국에서 87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세계 유수의 학회에서 램시마 효과와 효능 사례 발표하면서 처방을 늘렸고,축적된 처방 데이터를 가지고 추가 임상 발표를 하면서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국내 사례를 들어볼까요?
지난해 12월 국내 신약 가운데 일동제약의 만성B형간염 치료제인 `베시보`가 국내시장에서 표준치료제로 등재됐습니다.(시판 허가 1년만에)
대한간학회는 국내 신약 28호인 베시보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신약을 만들어도 국내는 물론 세계학회 가이드라인(표준치료)에 들어가지 못하면 처방이 어려워집니다.
대한간학회를 넘어서면 아·태간학회, 미국·유럽 간학회에 권고 가이드라인에 들어가야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의 추억; 한 10년 전 쯤인가 취재갔는데 GSK, BMS제약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불꽃 경쟁을 지켜봤습니다. 지키려는 GSK(제픽스/헵세라)와 빼앗으려는 BMS(바라크루드)의 혈투>
그런 면에서는 신라젠과 에이치엘비 등이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유럽 학회 등에서 발표하는 것 보면 일단 세계 메이저학회에서 관심을 잘 끌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 기업 모두 상반기 말 이후에 공식 발표가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금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 대목입니다.(4월쯤 아스코에서 간단한 논문 초록이나 구두 발표가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요.)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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