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지난해 퇴직연금 가운데 확정기여형 (DC) 상품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확정기여형은 가입자들이 퇴직금을 직접 운용하고 그 수익이나 손실을 떠안게 돼 있는데, 지난해말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위험자산에 투자한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주식, 펀드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들의 퇴직연금은 손실폭이 큰 편이었고, 은행 퇴직연금 상품은 예적금 비중이 높아 손실폭이 작았습니다.
[인터뷰] 문유성 금융투자협회 연금지원부장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 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장기투자해야 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한 해 성과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 투자상품인 퇴직연금은 3년, 5년, 7년 등 장기 성과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5년 전 107조원에서 지난해 말 190조원까지 매년 20조원 이상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 보험,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퇴직연금 유치에 열을 올리는데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한 해 유치자산이 3조6천억원이나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운용 성과는 은행권의 확정급여형(DB) 상품이 1.2~1.6% 수준으로 정기예금수익률 1.93%에도 못 미쳤고, 그나마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운용'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더불어 노후준비의 한 축인 퇴직연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표적으로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미리 작성해둔 투자성향 등을 바탕으로 적정한 위험수준의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디폴트 옵션'이 꼽힙니다.
또 퇴직연금이 활성화 돼 있는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의 경우 자산 13.5% 정도가 글로벌 부동산과 인프라에 투자돼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예적금, 일부 펀드에 한정돼 있는 국내 퇴직연금 자산의 투자대상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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