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행동주의 펀드, 코스닥사 태양 지배구조 겨냥 '주주제안'

이민재 기자

입력 2019-01-30 11:14   수정 2019-01-30 13:42



미국계 펀드인 SC펀더멘털이 코스닥 상장사 태양에 주주 제안을 했습니다.

SC펀더멘털은 가치투자 사모펀드 운용사인 `페트라자산운용`등과 함께 주주 행동주의를 예고 한 바 있습니다.


펀드 측은 감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는 안을 제시했는데, 사외이사 1명은 SC펀터멘털 인사를 추천할 방침입니다.

또 50% 이상의 배당성향과 보상위원회 설치와 더불어 태양, 세안, 승일, 영일 4개사 합병도 언급했습니다.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서 팽팽한 기 싸움이 예고되는데 감사 추가 선임 안이 메인 이벤트가 될 전망입니다.

태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60%가 넘기 때문에 7.3%를 보유한 펀드 측에서는 3%룰 적용이 절실합니다.

3%룰은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의 경우,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말합니다.

일각에선 현재 태양 측 감사의 임기가 내년 말인 만큼, 재 선임까지는 3%룰을 피할 수 있단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펀드 측은 감사를 2명 선임할 수 있기 때문에 1명를 신규 선임하는 안에 대해서는 3% 룰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정관상 빈틈을 파고든 겁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태양의 지배구조 관련 주주제안을 이어온 만큼, 펀드 측 제안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힘이 더욱 실릴 전망입니다.

데이빗 허위츠 SC펀더멘털 파트너는 "한국은 불투명한 자본 배분 정책과 그런 기업이 많이 퍼져있는 상황에서 바닥에 현금을 쌓아놓고 배당 등의 정책이 없다"며 "개인 기업 같은데 회사뿐 아니라, 주주와 한국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SC펀더멘털 측은 GS홈쇼핑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고 태양 외에 최대 2개 회사에 대한 주주제안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SC펀더멘털 외에도 스튜어드십 강화 등에 따라 `주주행동주의` 바람이 더욱 거세진 상황입니다.

실제로 강성부 펀드는 한진칼 관련 주주제안을 공식 발표했고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를 두고 고심 중입니다.

이렇다 보니 현대모비스와의 분할 합병이 걸린 현대글로비스와 배당 확대 요구를 받고 있는 대림산업 등 일부 기업들은 주주행동주의 등장과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가의 참여가 달갑지 않습니다.

물론 행동주의 펀드의 차익 실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주주 제안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편, 태양 측은 이번 주주제안 관련해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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