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WTI 1.7% 상승...美 원유 재고 예상보다 적어

입력 2019-01-31 07:42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난 영향으로 상승했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2달러(1.7%) 상승한 54.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베네수엘라 제재 여파등을 주시했다.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PDVSA)와 미국 기업의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를 제재한 점이 꾸준히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대략 하루평균 50만 배럴가량을 수입해 온 핵심 수입국이다.


이번 제재 조치로 베네수엘라산 중(重)질유를 선호해 온 미국 정유사들이 다급히 대체 수입처를 찾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는 "지금까지의 제재는 걸프만에 있는미국 정유사들에 치명적이며, 이들은 대체 중질유 구매를 압박받고 있다"면서 "캐나다로부터의 구매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전화통화 하고 `강한 지지`를 약속하는등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의 재고 지표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9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1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또 휘발유 재고는 224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112만 배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3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7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덜 증가한 데다, 최근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던 휘발유 재고도 감소하면서 안도감을 제공했다.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개선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인상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애플이 시장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보잉도 순익과 매출, 올해 실적 전망 등에서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4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큰 폭 상승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제재 이슈가 진정되고 나면 글로벌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협상 등으로 시장 관심이 다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줄리어스 비어의 카스텐 멘케 연구원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시설에 타격을 주는 내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큰 공급 충격 위험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시장으로 나오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와 이날 시작되는 미·중 무역협상이 또 하나의 위험요인"이라면서 "양국은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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