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주형 일자리'에 530억원 투자…노조 '대정부·대회사 투쟁' 예고

김정필 부장

입력 2019-01-31 14:22  



-현대차, 광주시 주도 車생산 합작법인 투자자 참여
-경영권 없는 비 지배 투자자…530억 투자·지분 19%
-최대주주 광주시, 590억 투자·상반기 투자 유치 완료
-16만대 경차시장 진입…아토스 단종후 20년만에 재진출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연봉 3,500만원…적정임금 책정
-광주시 31일 1차 투자협약…상반기 전체 투자자 본협약



현대자동차가 광주광역시가 주도하는 일명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에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모든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주주 구성을 완료할 방침입니다.

31일 현대차는 광주시가 제시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 최종안에 합의하고 광주시와 1차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최종안은 이날 오전 광주시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공동결의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및 ‘적정임금 관련 부속 협정서’를 토대로 마련했습니다.

광주시는 향후 전체 투자자 모집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이 참석하는 본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시가 제시하고 현대차가 첫 투자자로서 합의한 투자 협약에 따르면 신설법인은 자본금 약 2,800억원 등 총 7천억원 규모로 설립됩니다.

*지분 21% 최대주주 광주시 향후 168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예정
광주시가 출연하는 투자자를 포함한 광주시 측은 이 자본금의 21%인 약 590억원을 출자한 최대주주이며, 향후 약 1,680억원 규모의 60% 지분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역사회, 산업계, 공공기관,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로 했습ㄴ다.

현대차는 약 530억원을 출자해 19% 지분 투자자로만 참여하게 됩니다.

신설법인의 완성차 위탁생산공장은 빛그린산단내 약 62만8,099㎡ 부지에 10만대 규모로 건설되며, 새로운 투자자 유치 등 광주시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1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하며, 투자자의 일원으로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신설법인의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신설법인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메이커들의 차량 위탁 생산을 유치·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신설법인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은 주 44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3,500만원 수준으로 시작하며, 광주시의 공동복지 프로그램,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정부지원까지 등을 포함하면 실질 소득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신설법인은 노사로 구성된 ‘상생노사발전협의회’에서 제반 근무 환경과 조건에 대해 상호 성실히 협의하고,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신설법인 조기 경영안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 투자규모의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등 대규모 인센티브를 부여합니다.

*현대차, 국내 경차시장 진출 목적…"경SUV 생산 위탁시 M/S 확대"
현대차는 광주시 완성차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신설법인에 생산을 위탁,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연봉 3,500만원의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경쟁력 있는 경차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크다는 판단입니다.

국내 경차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지난 5년 평균을 보면 전체 산업수요의 약 9%를 점유하고 있는 중요 시장입니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 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가 단종된 이후 높은 국내생산 비용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차, 한국GM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급성장하는 국내 SUV 시장 겨냥…"경SUV로 경차 수요 견인"
지난 2017년에는 기아차가 모닝, 레이를 통해 9만959대, 한국GM 스파크가 4만7,245대 등 13만 8,89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8만6,063대, 한국GM 3만9,868대 등 12만7,429대가 판매된 바 있습니다.

최근 국내를 포함 전세계적인 SUV 인기로 인해 승용차 위주의 경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신차를 통해 경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차 시장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입차를 제외한 국내 SUV 시장은 지난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전체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에서 33.5%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SUV의 인기가 지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2021년 하반기 경SUV까지 출시해 경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SUV에 대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럴 경우 현대차의 국내 점유율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습니다.

*현대차 노조, 광주시청 방문 항의…대정부·대회사 투쟁 예고
한편 현대차노조는 이번 광주형일자리 협약과 관련해 확대간부 대상으로 이날 전면 파업과 함께 광주시청을 찾아 강력히 항의하기로 한 가운데 상황에 따라 노조간 연대 등을 통해 투쟁 방향 등에 대한 추가 논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향후 적지 않은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현대차노조는 “광주형일자리 협약체결은 문재인정부의 정경유착 노동적폐 1호"라고 규정하며 "이의 철폐를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노조와 연대하여 대정부, 대회사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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