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보당국 수장들에 "학교로 돌아가 배우고 오라"

입력 2019-02-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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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이란 등의 문제를 놓고 정보당국과 마찰을 빚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이견은 없다`며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으로부터 정례 정보브리핑을 받은 뒤 트위터에 "이란, ISIS(이슬람국가), 북한 등에 관한 우리의 의견은 매우 많이 일치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코츠 국장, 해스펠 국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과 머리를 맞댄 백악관 회의 사진을 트위터에 함께 올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이란 문제에 관해 자신과 이견을 노출한 정보기관 수장들과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정보기관 수장들을 향해 "학교로 다시 돌아가 배우고 오라"며 노골적 조롱을 퍼부은 데 대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과 전직 정보기관 수장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무마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코츠 국장은 지난 29일 청문회에서 "현재 우리는 북한이 WMD 역량을 유지하려고 하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를 자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을 긁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최상"이라고 반박하면서 "정보기관은 다시 학교에 다녀야 할 것"이라는 조롱까지 퍼부었다.

이날 오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그들(정보수장들)의 발언 중 특정한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증명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을 마친 뒤 올린 트윗에서 "그들은 화요일 상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 미디어에 의해 잘못 묘사됐다고 내게 전했다"면서 "그들의 증언은 언론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 화요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 전체를 읽어볼 것을 제안한다. 거짓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매우 나쁘다"라며 "난 우리 정보당국을 소중하게 여긴다. 우리는 같은 의견이다(we are all on the same page)"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보기관장들은 자신들의 말이 완전히 잘못 인용되고 맥락에 맞지 않게 보도됐다고 했다"면서 "그들은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수장들의 청문회 증언 중 구체적으로 어떤 대목이 잘못 인용됐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정보위 청문회 생중계를 TV로 보다가 코츠 국장이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밝히자 고함을 지르며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츠 국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불만을 토로했으나, 코츠 국장과 해스펠 국장의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라고 CNN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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