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FIFA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전력 상승을 위해 외국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등 우승 후보들보다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카타르는 지난 2017년 이번 대회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단교 사태 이후 중동국가들과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어 외부 환경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특별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곤 카타르인이 UAE에 입국할 수 없어 사실상 응원 관중 없이 이번 대회를 치러야 했다.
항공 직항편도 다 끊겨 이동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카타르는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무서운 행보를 펼쳤다.
조별리그 첫 경기 레바논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동아시아의 다크호스 북한과 경기에서 무려 6-0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조별리그 최대 강팀으로 꼽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조1위로 올라간 토너먼트에서도 카타르의 열풍은 계속됐다.
카타르는 16강 이라크전을 1-0으로 마친 뒤 한국과 8강전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개최국 UAE와 4강전에선 일방적인 관중들의 응원과 상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도 무려 4-0 대승을 거두며 가볍게 결승에 진출했다.
홈팀 UAE 관중은 카타르 선수들에게 물통과 신발을 던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타르는 4강전이 끝난 뒤 UAE의 이의 제기로 결승 진출 자격을 발탁당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대비해 수단 출신인 알모에즈 알리와 이라크 출신인 바삼 알라위를 영입했는데, UAE는 두 선수가 부정선수라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AFC는 결승전을 불과 수 시간 앞두고 UAE의 이의 제기를 기각해 카타르는 우여곡절 끝에 결승전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분위기를 지울 순 없었다.
카타르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펼치며 아시안컵 최다 우승팀 일본을 보기 좋게 요리했다.
불과 12분 만에 첫 골을 넣은 뒤 전반 27분 추가 골을 기록했다. 후반전에도 경기 내내 일본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우승컵을 높이 들었다.
월드컵 차기 개최국이라는 부담감, 외교 문제로 인한 고립된 환경, AFC 제소 등 외부 흔들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둔 예상 밖의 성과였다.
한편 카타르의 우승으로 스페인 축구대표팀 출신 사비 에르난데스(39·알 사드)는 또 주목을 받게 됐다.
사비는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방송에 나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통과 팀과 토너먼트 결과를 예상했는데, 일본과 카타르가 결승에서 만나 카타르가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8강 진출국 중 베트남을 제외한 7개 팀을 맞혔고, 4강에 오른 네 팀 중 3팀을 적중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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