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3월 회동?>
미국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시장 마감한 뉴욕증시는, 11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했습니다. 장 초반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는데요,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무역 관련 소식과 지정학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 초반에는 뉴욕증시 흐름 좋았었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인터넷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가 다음 달 중순 미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안감이 다소 줄었는데요, 악시오스는 이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순에 그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2017년 4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한 바 있는데요, 과연 이번 정상회담도 플로리다에서 열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매체는 무역협상 마감 기간인 오는 3월 1일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화통화를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인 3월 1일 이전에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이달 27~28일로 잡힌 북미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11일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만남에 대한 지지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미중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에 접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그런 상태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 3월 개최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는데요, 양국 차관급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예정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한층 진전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애플, 중국 매출 곤두박질>
블룸버그는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판매 촉진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매출이 무려 20%나 급감한 것입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9.7% 축소된 가운데, 애플의 매출이 시장 위축 정도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에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최근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업은 건재했습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휴대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그래프를 살펴보시면, 화웨이가 선두를 지키고 있고요, 그 뒤를 이어서 다른 중국 기업들, 오포와 비보가 2, 3위를 기록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날리스의 시니어 디렉터인 니콜 펑은 “애플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대응할 만한 좋은 성장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나 소비 구조 변화에 느리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계속되는 악재 속에 애플이 어떤 돌파구를 찾아낼 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의 충고>
어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의 ‘세계 경제 4대 먹구름’ 이야기를 전해드렸는요, 오늘은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폴 크루그먼 교수의 조언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오늘 새벽 내내 외신 매체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슈였는데요, 크루그먼 교수도 라가르드 총재와 마찬가지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에 경기침체가 생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대규모 침체까지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이 위기대응에 상당히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정책당국자들이 경기 둔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 유로존 경기 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등의 변수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기침체에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유로존’을 선택했는데요, 실제로 지난주 유럽위원회와 오늘 모건스탠리는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 초반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영국의 작년 GDP 성장률은 1.4%로 6년 만에 최저라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CNBC는 크루그먼 교수의 이 같은 진단이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soft"하게 연착륙할 것이라는 일부 희망적인 관측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 구루의 조언을 정책 당국자들이 새겨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국 '성장 둔화' 보여준 춘절>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의 소비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춘절 소비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5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구체적으로 항목을 살펴볼까요? 중국 상무부는 올해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소매와 요식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1년 증가율이었던 19%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 성적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작년 춘제 연휴 동안 박스오피스 수입 증가율은 무려 60%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데 그치며 급격한 중국 성장세 둔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중국 내 관광객 수 증가율도 하락했습니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이번 춘제 때 중국 국내 여행객 수는 4억 1500만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고, 관광 수입은 5139억 위안으로 8.2%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는데요, 바로 해외여행객은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국가이민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춘제 기간에 중국 출입 심사를 받은 사람이 125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고 합니다. 중국 매체인 신화 통신은 국내보다는 해외여행객이 증가한 점에 주목하면서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교통 시설이 향상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것은 중국 입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평가했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국내 여행객은 줄어들었지만 해외로 놀러가는 여행객이 늘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양극화 현상 혹은 내수 부진 등을 예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중국에서 설 연휴는 노동절, 국경절 연휴와 함께 최대 소비 성수기로 꼽힙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 맞은 이번 춘제 소비 성적표는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지표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제목에서 2019년 시작을 아주 "터프하게 맞이했다"고 표현했는데요, 어제는 오랜만에 열린 증시에서 중국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를 계속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중국의 소비 심리 변화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를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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