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화장품만 통했다…중국인 외면한 로드숍 줄줄이 '적자'

입력 2019-02-17 08:40  



2000년대부터 국내 화장품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로드숍 브랜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고급 화장품들은 호실적을 올려 중저가와 격차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54.1% 감소했다. 매출액은 2천154억원으로 12.3% 줄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50억9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2.03% 감소한 1천810억원이었다.
토니모리는 "국내 경쟁 심화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고 연결 자회사 청도법인의 재고자산 처분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반영돼 적자 폭이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클리오는 지난해 7억7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스킨푸드는 매출 감소 등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989억원, 80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7%, 25% 감소했다. 에뛰드 역시 매출이 16% 줄면서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화장품 로드숍들은 최근 온라인 매출 증가세에도 오프라인 매장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실적 부진은 중국 사업 부진과 내수 경쟁 심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집중하다가 사드 사태 후 직격탄을 맞았다"며 "국내에서도 경쟁 심화 속에 할인행사·경품 증정 등 지나친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급 화장품 브랜드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고급 활성화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화장품사업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01억원, 1천9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2%, 13.8% 증가했다.
2003년 출시한 `후`는 2016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2년 만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숨`의 고가 라인 `로시크숨마`는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오휘`의 최고급 라인인 `더퍼스트` 매출도 31% 증가했다.
이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저가 브랜드 부진에 발목 잡힌 아모레퍼시픽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고가 브랜드의 실적이 화장품 업계 두 선두주자 간 희비를 가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 면세점 매출, 중국 내 입지 강화 등 중국을 겨냥한 기능성·고급 화장품에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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