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7일은 한파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미세먼지마저 물러나면서 모처럼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상쾌한 바깥 공기를 쐬며 한가한 오후 나들이를 즐겼다.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8도까지 떨어졌으나 해가 뜬 이후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면서 낮 최고 기온은 4.5도까지 올랐다.
미세먼지도 이날은 `보통` 수준을 유지했다. 중부 지역 일부에서 오전 중 한때만 `나쁨` 수준을 나타냈을 뿐, 대부분 지역의 공기 질은 종일 양호한 수준이었다.
최근 추위 때문에 시민 발길이 끊겼던 서울 시내 공원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외국인 단체 관광객 등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여전히 두툼한 점퍼와 모자 차림을 한 나들이객이 많았지만, 미세먼지를 피하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화문 광장 근처에서 만난 이모(37)씨는 "아침에 일 때문에 근처에 나왔는데 오후에 나와 보니 금세 따뜻해져 장갑이랑 목도리는 가방에 넣어뒀다"며 "공기도 맑고 하늘도 깨끗해 보여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봄 코트 차림으로 나와 이른 봄기운을 즐기기도 했다.
삼성역 인근에서 만난 김선하(34)씨는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나왔다"면서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보는 데다 날씨도 상쾌해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두 딸과 함께 서울 한 영화관을 찾은 이모(39)씨는 "6살, 8살이 된 딸들은 놀이공원을 가고 싶어하는데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서 대신 영화를 보여주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날이 많이 풀린 것 같아 조만간 공원에라도 데려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흐름을 보였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정체가 빚어졌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총 59.2㎞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80㎞ 미만으로 속도를 줄였다.
부산방향에서는 차량 지체 구간이 24.7㎞ 정도로 짧았으나, 경부선 입구(한남)∼잠원나들목 구간은 차량 속도가 시속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같은 시각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의 평창∼동둔내하이패스나들목의 15.0㎞ 구간은 차량이 시속 30㎞ 이하로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서행·정체 구간은 62.1㎞에 이른다.
도로공사는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차량은 38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41만대로 예상된다"며 "비교적 원활한 흐름을 보이다 오후 시간에 영동선 강원권을 중심으로 다소 혼잡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께 본격적인 정체가 시작되고 오후 5∼6시에 정체가 절정에 이르렀다가 9∼10시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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