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의 때 늦은 보고서

조연 기자

입력 2019-02-19 17:10  

    <앵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단기 성과에 집착한 과거 정권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은 감이 있는 이 보고서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왜 그런지 조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지난 10년간 713조 원에서 1,514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독일, 스페인, 아일랜드 등 주요국들의 가계부채가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보고서를 쓴 김영일 KDI 연구위원은 특히 2014년 하반기 박근혜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등 내수활성화 정책이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정책결정자가 단기 성장률에 집착할수록 사회후생을 증진시키는 거시건전성 정책 추진은 어려워지며 선거에 민감한 현실 정치구조로 정책시계도 단기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거시건전성 정책기관의 책임성과 운영상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일 KDI 연구위원

    "거시건전성 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의 시계가 짧아지는 것을 막도록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때 늦은 보고서"라고 지적합니다.

    정책 수행기관의 책임을 묻기에 앞서 KDI가 정부 정책을 제 때 지적하지 못한 사실도 돌이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당시 많은 학자들이 경고할때 KDI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 당시 과도한 부채증가에 대해 경고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5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이야기 한다는 것은 KDI가 중립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한것 아닌가"

    이번 보고서는 결국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만든 ‘관제 보고서’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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