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손에 들고 있던 것은 휴대전화였을까, 감자튀김의 일종인 해시브라운이었을까.
미국에서 한 남성의 운전 중 통화 혐의를 두고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를 했다는 경찰과 전화기가 아니라 맥도날드에서 산 해시브라운일 뿐이라는 남성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코네티컷주의 웨스트포트 경찰은 지난해 4월 11일 제이슨 스티버가 운전하는 차량을 멈춰 세웠다. 운전 중 통화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스티버 측은 경찰이 해시브라운을 휴대전화로 착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벌금 300달러(한화 약 34만원)를 내는 대신 1천 달러(약 112만원)를 들여 변호인을 고용했다.
지난해 1심에서 패한 스티버는 시시비비를 다시 가린다며 올해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에서 경찰 측은 스티버가 운전하면서 검은색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경찰인 숀 웡 원은 스티버가 입술을 움직이면서 휴대전화 크기의 반짝이는 물체를 얼굴 쪽에 들고 있는 것을 똑똑히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스티버가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문자를 보내는 등 휴대전화를 사용해 운전을 위험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티버 측은 경찰이 해시브라운을 휴대전화로 착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티버의 변호인 존 티거슨은 스티버가 입술을 움직인 것은 맥도날드에서 주문한 해시브라운을 먹기 위한 것이었으며, 스티버가 경찰 지시로 차를 세울 당시 통화한 기록도 없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스티버 차에는 블루투스가 설치돼 통화할 때 굳이 휴대전화기를 들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티거슨은 또 스티버가 속도를 내거나 급히 방향을 바꾸고, 또는 산만하게 운전하는 것을 원이 봤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스티버가 경찰 지시에 따라 차를 올바르게 세웠고 손도 운전대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티거슨은 "내 의뢰인이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경찰은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원이 16시간의 두 타임 연속 근무 중 15시간째 근무 중이어서 그가 해시브라운과 휴대전화기를 헷갈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주장은 간단하다. 그냥 실수였다"며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라고 말했다.
티거슨은 WP에 "21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주의를 요구하는 사소한 사건을 맡은 적이 없다"며 "내 의뢰인에게는 큰 사안이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수임료는 밝히지 않았지만 "벌금을 내고 편한 길을 가기보다는 자신들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어려운 싸움을 선택한 많은 의뢰인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버의 재심 판결은 4월 5일 이전에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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