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로 쏠린 시선…세기의 핵 담판 막 올랐다

김민수 기자

입력 2019-02-27 09:51  

    <앵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2차 '핵 담판'이 오늘부터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갑니다.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쏠렸던 전 세계의 시선은 8개월여 만에 하노이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산업부 김민수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일정부터 알아보죠. 이번에는 두 정상이 여러 번 만난다고 하네요.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서 하룻밤을 보낸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저녁 8시 반에 짧은 단독 회담과 만찬을 시작으로 두 번째 핵 담판을 시작합니다.

    현재로선 베트남 영빈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오페라하우스가 될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백악관 측은 'Social dinner' 그러니까 친교 만찬이라고 성격을 규정했지만, 사실상 업무 만찬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오늘 일정을 마친 북미 정상은 내일은 오전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과 확대 정상회담, 공동 서명식에 나섭니다.

    확정된 일정만 봐도 적어도 다섯 번 만난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지난 싱가포르 회담보다 대화의 폭과 깊이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지난 회담에서 트럼프 단독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이 두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으로 격상된다면 북미 정상이 함께하는 일정은 7차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1차 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만 기자들 앞에 섰는데, 북미 정상이 나란히 합의문을 읽을 수 있으려면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2>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전망되고 있습니까?

    <기자>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사전 실무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이른바 '하노이 선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틀 전 도착했지만 북미간 고위급 회동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양측이 이미 의제와 합의문 정리에 이견을 상당히 좁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두번째인만큼 1차 정상회담 합의문보다 구체적인 진전이 담긴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우선 북한 핵·미사일 실험의 동결과 포괄적 신고 그리고 사찰을 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고 대상으로 생화학 무기도 포함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른 상응조치로 인도적 지원과 수출입 제재 완화 등이 경제적인 보상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전제로 한 비핵화 관련 언급이 공동성명에 어떻게 담길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결국 '영변 비핵화+알파'를 원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어디까지 내 줄 것인지가 최대 관건입니다.

    또 사실상 종전선언의 내용을 합의문에 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관련국들이 포함된 평화체제 논의의 시작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길 지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앵커-3>

    기대는 물론 크지만 예상보다 통 큰 빅딜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많습니다. 주요 외신들도 그런 보도를 하고 있구요. 어떻게 전망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북한과 미국 양측이 비핵화라는 개념을 놓고도 이견이 여전한 건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 공개되지 않은 핵시설에 대한 비핵화를 내놓고, 대신 경제 제재 조치를 풀어주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빅딜이 이뤄지는 건데,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입니다. 카드를 다 내줄 수는 없다는 거죠.

    폼페이오 장관 역시 북한이 미국의 요구의 60%만 들어줘도 운이 좋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72세의 트럼프가 정반 나이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지 않아야 한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사실상 두 정상의 담판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는 확실히 하고, 나머지에 대해 비핵화 일정을 만드는 수준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미국인 비핵화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명분을 얻고, 북한은 경제제재 완화라는 실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4>

    정상회감 외에도 이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에서 주목되는 것이 경제시찰인데요. 국내 기업들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시찰은 시간과 동선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차로 1시간 반 거리인 하이퐁은 LG전자 등 국내외 대기업들의 활발한 투자가 집중되는 곳입니다.

    하이퐁은베트남 최대 공업도시이자 항구도시로서, 베트남과 중국 경제협력벨트를 잇는 주요 교통 허브입니다.

    최근 10년간 베트남 경제를 급성장시킨 산실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경제 시찰 후보지 1순위로 꼽히고 있습니다.

    베트남 개방을 상징하는 '도이머이 정책'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박닌시도 시찰 후보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방문이 성사된다면 제발전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두 도시 모두 지난 주말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들른 이후, 경비가 삼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우리 기업을 방문할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지만, 베트남 현지 외교소식통은 "북측이 베트남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산업시찰을 하더라도 내일까지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후인 3월 초에 산업단지를 둘러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김 위원장은 3월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무르며 국빈급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하는데, 그 일정 중 하나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방문이 거론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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