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여년 만에 서울시 금고지기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은행 출연금’이라는 게 논란이 됐는데요.
한국경제TV 취재결과 지난해와 올해 거래처에 지급된 돈만 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들의 출연금은 대학교나 지방정부의 돈을 관리하는 권한을 얻는 대가로 주는 일종의 합법적인 리베이트입니다.
은행업감독규정에는 출연금 등 이익을 제공한 액수가 10억 원이 넘을 경우 공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경제TV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 은행들의 공시 내역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지자체를 비롯해 병원과 대학교 등에 모두 185건의 이익 제공이 이뤄졌고 금액은 3천억원(2,85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두 달 남짓 지난 올해에는 벌써 지급한 돈이 741억 원에 달합니다.
과거 6대 시중은행이 한해 지급한 출연금이 1,000억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과당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올만 합니다.
이처럼 은행 출연금 규모가 커진 것은 지자체 금고 선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고 선정 과정에서 변별력있는 항목이 '출연금(협력사업)'이다 보니 너도나도 금액을 높게 쓰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시중은행 관계자(음성변조)
"상징성인 의미도 있고 은행들도 어떤 식으로든 계산을 해서 냈을 거예요. 결국은 출연금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나머지는 변별력이 없으니까 맞추면되는데 거기서(출연금)는 차이가 많이 나니까…"
은행들은 출연금이 합법적인 개념의 투자라고 항변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지출 액수를 공개하지 않을 만큼 민감하게 대응합니다.
지난해 서울시 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3천억 원이 넘는 출연금을 제시해 은행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들이 지방은행들이 관리하던 지자체 금고까지 넘보기 시작하면서 출혈경쟁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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