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열풍의 그늘…YG 역외탈세 의혹 드러날까

입력 2019-03-24 10:10   수정 2019-03-24 11:02



승리·정준영 파문으로 시작한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YG엔터테인먼트와 전국의 대형 유흥업소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명의위장과 매출분산 혐의를 받는 버닝썬 운영에 빅뱅 멤버 승리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도 있어 소속사였던 YG와 연관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특별 세무조사가 K팝 열풍에 몸을 숨긴 국내 연예업계의 탈세 가능성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일 YG엔터테인먼트 본사에 이어 이튿날에는 버닝썬 등 전국 유흥업소 21곳을 상대로 동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별도로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실소유주를 중심으로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이른바 룸살롱, 클럽, 호스트바 등으로, 재산이 많지 않은 종업원을 일명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체납·폐업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삼자 명의로 등록한 일반음식점, 모텔 등의 신용카드 단말기로 업소 매출을 결제해 수입금액을 분산하는 `꼼수`도 상당수 포착됐다.

이번 유흥업소 세무조사는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YG 세무조사와 뚜렷한 연관 고리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대대적인 유흥업소 세무조사를 촉발한 아레나·버닝썬이 승리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의 운영사인 버닝썬 엔터테인먼트의 사내이사를 지냈다.
여기에 더해 YG가 연예인과 연예인 관련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꼬리를 무는 상황이다. YG는 버닝썬 사태 직전까지 승리의 소속사였다.
유흥업소 세무조사의 밑그림에는 결국 YG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번 세무조사를 모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주도하고 있고 조사 착수 시점이 지난주에 집중됐다는 점도 YG와 유흥업소 세무조사 간 연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서울청 조사4국은 비정기 특별조사를 전담하는 곳이다.
통상 정기조사는 신고 내용을 검증하기 위한 것인 반면 비정기 특별조사는 사기 등 고의적 탈세 혐의 입증을 위한 경우가 대다수다.
정기조사와 달리 비정기 조사를 받게 되면 세금 추징에 더해 형사 고발 조치까지 병행되는 경우가 잦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세청이 이번 YG 조사에 1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공연·마케팅 등 사실상 모든 업무 영역에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과세당국이 이번 조사로 K팝 열풍 뒤에 숨은 연예 기획사의 고질적인 역외탈세 관행까지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개의 회사를 계열사로 둔 기업집단이다.
이중 해외 계열사만 YG엔터테인먼트 저팬 등 6개에 이르지만 모두 비상장사이고 손자회사도 3개나 되는 탓에 정확한 거래 내역은 확인이 쉽지 않다.
한류에 올라탄 연예 기획사의 지능적 역외탈세는 지난해 9월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국내의 한 연예 기획사 사주는 해외공연 수익 70억원을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해 은닉했다가 세금 추징에 더해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이번 조사를 서울청 조사4국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과세당국이 양현석 대표의 조세포탈 정황을 이미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세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 납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사실 확인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통상 세무조사가 6개월 내외의 시간이 필요한 점에 비춰 이번 세무조사도 최소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태로 와이이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올해 1월 4일 종가기준 주당 4만 8,900원에서 지난 22일 주당 3만 5,150원까지 하락했다.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최대주주인 양현석 씨가 16.12%, 양민석 대표가 2.31%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8.5%), 상하이 펑잉 경영자문 파트너십사(7.54%), 국민연금(5.06%)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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