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린 미국 여성 가운데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는 환자가 15만 명(2017년 기준)을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뼈로 전이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이런 환자는 통증이 심하고 쉽게 골절상을 당한다.
밤에 잠잘 때 낮은 밝기의 조명을 쓰는 습관이 유방암 환자의 뼈 전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 의대의 무랄리드하란 안발라간 교수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2019 미국 내분비학회 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밤에 잠잘 때 켜는 조명등은 낮은 조도라 해도 인간의 `24시간 생체주기`를 무너뜨려 항암 작용을 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연구팀은 뼈에선 잘 성장하지 않지만, 에스트로겐 수용체엔 양성인 인간 유방암 세포를 생쥐 암컷의 정강이뼈에 주입했다. 에스트로겐 양성의 암세포는 에스트로겐에 노출됐을 때 빠르게 성장한다.
이 실험에서 생쥐는 인간과 똑같이 밤에 24시간 주기의 멜라토닌 신호를 강하게 발했다. 이 멜라토닌 신호는 수면을 유도하는 동시에 강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생쥐 세 마리를 한 그룹으로 묶어, 12시간씩 교대로 밝은 상태와 어두운 상태에 있게 했다.
다른 한 그룹은 `밝은 빛과 어둑한 야간 조명`을 12시간씩 교대로 사용했다. 어둑한 야간 조명의 밝기는 휴대전화 빛보다 낮은 0.2㏓였는데 이 정도로도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됐다.
그 후 X레이로 관찰했더니 `밝은 빛과 어둑한 야간 조명`을 번갈아 준 생쥐의 종양이 훨씬 더 커져 정강이뼈를 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발라간 교수는 "24시간 생체주기에 따라 야간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신호의 항암 작용을 살리는 게, 유방암의 뼈 전이를 억제하는 데 중요하다는 걸 입증했다"면서 "많은 유방암 환자가 수면 장애, 스트레스, 높은 조도의 모바일 기기 사용 등으로 야간의 빛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방암의 뼈 전이를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궁극적인 연구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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