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기내 땅콩 서비스를 중단했다. 알레르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은 지난 25일부터 기내에서 스낵으로 제공하던 `꿀땅콩`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크래커`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아울러 조만간 땅콩 성분이 들어간 모든 식재료를 기내식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땅콩 알레르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땅콩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옆 사람이 땅콩을 먹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기내에서 대부분 땅콩을 서비스하는 항공 업계에서도 땅콩 알레르기 문제는 관심사다.
대한항공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10대 소년이 가족과 함께 미국 애틀랜타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다 땅콩 알레르기를 이유로 마닐라행 대한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했다.
땅콩 알레르기가 심한 이 소년은 땅콩이 서빙되는 것을 감수하고 그냥 비행기를 타거나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2017년 7월 호주에서 싱가포르로 가던 싱가포르항공 기내에서 승객들이 스낵으로 제공된 땅콩 봉지를 뜯은 뒤 3살 남자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2016년에도 싱가포르 항공기에 탑승했던 호주 국적 여성의 땅콩 알레르기 반응으로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싱가포르항공은 작년 4월 기내 땅콩 서비스를 중단했다. 싱가포르항공 이외에도 콴타스항공, 에어뉴질랜드, 브리티시항공 등이 같은 이유로 기내 땅콩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학교 급식 때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을 별도 구역에서 식사하게 하는 등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은 이번 땅콩 서비스 중단은 순전히 승객 건강과 관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땅콩 제품 및 땅콩 식재료 서비스 중단 결정은 땅콩 알레르기 승객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라며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잇따라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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