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 불씨는 땅속에 숨어있다가 바람으로 산소가 공급되면 언제 꺼졌냐는 듯 순식간에 불씨가 되살아난다.
불이 나무뿌리를 타고 들어가 땅속이나 낙엽층 아래 유기물층에 불씨를 남기는데, 헬기로 물을 뿌려도 이곳까지는 닿지 않아 불씨가 숨어있는 것이다.
숨은 불씨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온도가 400도 이상 올라간다.
김성용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은 "불씨가 발화될 수 있는 온도는 300도 이상으로 봄철 건조한 날씨에 바람이 초속 2∼3m로만 불어도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산림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침엽수는 화재에 취약하다.
김 연구원은 "대표적인 침엽수인 소나무 송진 등이 휘발성 물질이라, 무게가 적어도 열량이 많아서 불이 쉽게 붙고, 쉽게 확산된다"면서 "산에서 죽은 나무 등을 베는 감벌 작업을 한 뒤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고 쌓아두는데 불씨 등이 이런 감벌 작업을 한 곳에 숨어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숲이 우거질수록 불씨는 더 오래 잠복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 3∼4일 이상 불씨가 살아나는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낙엽층이 두꺼운 외국의 경우 한 달 정도 불씨가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발화해 임야 20㏊를 태우고 18시간 만에 꺼진 부산 해운대구 운봉산 화재는 벌써 두 차례나 재발화 했다.
3일 오후 7시에 재발화한 산불은 2시간 만에 진화됐고, 4일 오전 1시에도 재차 불씨가 살아나며 헬기 등이 동원돼 진화됐다.
올해 3월 발생한 경기도 연천 DMZ 내 야산 화재 때는 재발화가 7차례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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