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시험공부 대신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한다고 야단맞은 10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배그` 금지 논쟁에 불이 붙었다.
AP통신은 5일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인도 중부 하이데라바드에서 시험 기간에 배틀그라운드를 하던 16세 소년이 부모에게 꾸중을 들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년의 아버지는 배틀그라운드 이용 금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는 고립된 섬에서 100명이 무기와 탈 것을 활용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다.
한국 게임사 블루홀(현 펍지주식회사)이 출시했으며, 전 세계에 4억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모바일 다운로드 수가 1억 회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최근 심각한 중독 사례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지난달 마하라슈트라주(州)에서는 휴대전화로 배틀그라운드를 하던 20대 남성 2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타밀나두주(州)에 있는 벨로르 공대는 지난해 12월 "캠퍼스의 모든 분위기를 망쳤다"며 배틀그라운드 플레이를 금지했다.
또 고아주(州)의 정보기술 장관은 이 게임을 `모든 집의 악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자라트주(州)는 배틀그라운드가 어린 세대에게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플레이를 금지했으며 실제로 경찰이 단속에 나서 20여명을 체포했다.
하이데라바드의 임상심리학자인 라디카 아차리야 박사는 "배틀그라운드는 젊은이를 무감각하게 하고 정서 발달에 손상을 준다"며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반면 배틀그라운드의 팬인 아니루드 이샤한(23)은 "이 게임은 매우 중독성이 있으며, 부모와 갈등의 원인"이라면서도 "게임을 금지하거나 체포의 근거가 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은 배틀그라운드 금지 조치가 법적인 도전을 이겨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델리에 있는 인터넷 자유재단은 구자라트 대법원에 배틀그라운드 금지 조치가 위헌이며, 체포된 사람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기각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구자라트주의 아흐메다바드시는 이미 배틀그라운드 금지령을 철회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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