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2달러(2.1%) 급등한 64.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섰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리비아와 이란 등 산유국 관련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비아의 내전 관련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통합정부군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동부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도 리비아 주둔 병력 일부를 일시적으로 철수키로 하면서 불안이 더욱 증폭됐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화도 유가를 밀어 올린 요인이다.
미국은 이날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군대 등 공식적인 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란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맞불조치를 곧바로 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 연장과 관련해 "적절한 때(in due course)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8개국에 적용하고 있는 이란 원유 수입 제재 면제 국가나 면제 국가의 수입 한도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비아 불안 심화로 유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이 면제 종료 조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지속 의지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원유 재고가 안정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감산 지속에 회의적인 입장을 종종 드러내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다소 제한했다.
러시아 투자공사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유국은 6월부터는 다시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리비아 사태가 격화하는 데 따른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리비아 상황이 시장을 사로잡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다른 산유국이 산유량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리비아 원유 생산이 중단되면 급속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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