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최근 일주일사이 2배 이상 급등한 주가가 아이러니하게도 매각작업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주가 급등으로 인수자측의 부담이 커진데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소요마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자칫 매각 작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도 일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경우 '승자의 저주'도 예상됩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금융투자업계 등 시장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인수하는데만 인수대금으로 1조원 내외를 전망합니다.
매각 결정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하면서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뛴데다가, 향후 인수전이 과열될 경우 자금 소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도 불가피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3조4,4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은 1조3,200억원이나 됩니다.
이에 따라 당장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 규모만 1조원 정도로 금융투자업계에선 추산하고 있습니다.
금호산업 보유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등을 감안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총 자금 소요는 최소 1조5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자금 소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이만한 수준이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관계자
"이미 일주일 사이 주가가 두배 오른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기대감도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엄청 호재로 다가오는 매력적인 사업일까라는 생각(의문)이 든다. 장거리쪽의 경쟁력을 하루아침에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더 문제는 그동안 니치마켓에 주력했던 근거리사업은 LCC(저비용항공사)들한테 비용 구조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시장의 기대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될 개연성도 적지 않은데다가, 자칫 인수전에 무리수를 둘 경우 '승자의 저주'가 될 공산도 적지 않다는 관측입니다.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의 발견 여부, 자회사의 분리매각시 매각가격 재산정 문제, 그리고 부채만 7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반영 여부 등도 매각과정에서 적잖은 난항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금호산업의 보유지분, 구주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추가 유상증자 규모에 대한 의견 조율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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