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지방검찰은 18일 나치 치하의 유대인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92세 노인을 살인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노 D.로 신원이 알려진 이 남성은 2차 대전 말기에 9개월간 유대인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5천230건의 살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이 노인이 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할 때 사람들이 가스실로 끌려들어가 살해되는 것을 봤다고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도망갔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라면서 "그들(나치)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을 찾아서 일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거기 있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안 좋았다. 왜 그 사람들이 거기 있었는지 난 몰랐다. 내가 알았던 것은 그들이 아무런 죄를 저지르지 않은 유대인이라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노인은 폴란드 그단스크 인근에 있었던 수용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게 17살이었다면서 심장이 약해서 `병영 복무`만 적합하다고 해서 나치의 친위대인 `SS`에 가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나치의 지지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나치 시절 전쟁범죄에 대한 마지막 기소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독일 검찰은 나치 독일의 학살범죄에 관련된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다.
학살 범죄 관련자 가운데 아직 몇 사람이 살아 있으나 모두 고령이기 때문이다.
독일 검찰은 유대인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또 다른 90대 노인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으나 용의자가 너무 쇠약해 재판에 설 수 없어서 작년에 이를 중단했다.
또 가장 악명 높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보내진 사람들이 도난당한 돈을 집계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에 `아우슈비츠의 장부 담당자`로 알려진 노인은 작년에 재판 선고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던 중 96세의 나이로 숨지기도 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