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이 올 들어 회복세에 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의 성과는 이처럼 달아오른 투자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코스닥 시장 대표 지수가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지 못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네 바로 코스닥150지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코스닥150지수는 코스피200지수, KRX300지수와 함께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세 가지 지표 중 하난데요.
코스닥에 상장된 1,300여 종목 가운데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150종목을 선별해 구성한 지수인 만큼 당연히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올 들어 코스닥 지수가 14% 가까이 상승한 데 비해 코스닥150지수는 6.5%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코스피200지수가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코스닥150지수를 벤치마크 삼아 유입되는 패시브 펀드 자금만 4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 대표지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돕니다.
<앵커>
왜 코스닥150지수가 코스닥 시장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건가요?
<기자>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이 지나치게 특정 업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코스닥150지수는 코스닥 시장에서 기술주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 종목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주는 IT와 헬스케어, 미디어 업종을 포함합니다.
반면 소재나 산업재, 소비재와 같은 비기술주 종목 편입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금융과 부동산 섹터는 아예 편입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지수 구성 방식에 따라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는 기술주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그 중 헬스케어 섹터가 시가총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올해 다른 섹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헬스케어 업종의 성과가 그대로 반영된 겁니다.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섹터 중 헬스케어 종목이 시가총액의 6%, IT 관련 종목들이 32%를 차지하며 한국의 산업 구조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 성과가 부진하면 외국인이나 기관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우리 증시 특성상 시장의 신뢰도와도 직결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스닥150 지수가 코스닥 시장의 대표 대형주 지수라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에 비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코스닥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큽니다.
코스닥 전체로는 외국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8.4%지만 코스닥150에서는 14.8%에 달하고요, 기관투자자 역시 코스닥 전체 시장에 비해 코스닥150 거래 비중이 두 배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조한 성과를 내다보니 코스닥150 지수를 활용하는 패시브 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고, 실제로 투자금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연초 이후 코스닥150을 정배율로 추적하는 ETF 상품들의 설정액은 400억원 이상 감소했고, 레버리지 ETF 역시 4천억원 가까이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이런 지수들은 정기적으로 구성 종목이 바뀌지 않나요? 개선의 여지는 없는 겁니까?
<기자>
오는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익일(6월14일)을 기해 국내 증시 3대 대표 벤치마크인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 지수 정기 변경 작업이 실시됩니다.
코스닥150에서는 총 열 두 종목의 손바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규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강스템바이오텍 등 헬스케어 종목을 포함한 기술주가 8종목으로 약 70%를 차지하는 반면 편출이 예상되는 12개의 종목은 기술주가 5개, 비기술주가 6개입니다. 결국 기술주의 비중만 높아지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코스피 시장처럼 코스피200 지수 외에도 중형주 지수라든지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 투자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아직까지 코스닥 시장에는 코스닥 내 중형주를 추종하는 ETF가 없는 만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다양한 지수와 상품의 개발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