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기 위해 단기 매매차익 반환 의무 등 `10%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ESG 심포지엄`에서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법 제도상 제약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할 개연성이 높은 임직원, 주요주주가 6개월 내에 주식 거래상 차익을 얻은 경우 이를 반환토록 한 제도입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을 볼 때 단기매매 차익 반환 의무 때문에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가 지적을 받자, 기금운용위가 의결하면 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현재 어정쩡한 상태라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모펀드에 위탁할 경우 국민연금 명의로 운영하지 않아 단기 매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며 "거래 중단, 6개월 단위 일괄 매매로 단기 매매 차익 반환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말 1,600억원 한진칼의 단기차입에 대해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은 감사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임의로 자산규모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감사위원회 위원들도 감사와 마찬가지로 분리선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연사인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주주 관여 활동 성과가 미미한 원인은 후진적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라며 "다함이텍, 태림페이퍼, 경남에너지 등의 상장폐지 사례를 볼 때, 대주주가 소수주주의 재산을 헐값에 취득한 과정과 이를 가능하게 한 자진 상폐 규정에 허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ACGA(Asia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말레이시아, 태국보다 뒤떨어진 9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김 대표는 "적절한 기업 가치 판단과 대주주의 임의적인 기업 가치 훼손을 막을 수 있는 외부감사인 지정과 기업공개(IPO)에 상응하는 자진상장폐지 요건과 절차의 신설이 필요하다"며 "자진상장 폐지 추진 기간을 1~2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성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데, 주주행동주의가 답"이라며 "연금사회주의라는 비판이 있지만 이익을 위한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연금자본주의`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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