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직전 자살위험 높아…'경도인지장애'란

입력 2019-04-30 22:24   수정 2019-05-02 07:28


치매 전 단계로 간주하는 경도인지장애 초기에 자살 위험이 높아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또래에 견줘 인지기능과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80%가 5년 이내에 치매 판정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연구팀은 2005∼2016년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Clinical Research Center for Dementia of Korea, CREDOS)에서 모집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1만169명의 사인을 추적 관찰,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결과 경도인지장애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높았다가 인지장애가 심해져 치매 말기로 갈수록 사고사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지장애 평균 점수는 자살환자들이 평균 0.68점으로, 사고사 환자들의 0.93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진단 초기의 기능 장애와 자율성 하락 등에 의한 좌절감이 자살률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홍진표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초기에 자살률이 높은 건 암 환자들이 암 진단 1년 이내에 자살률이 높다는 연구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라며 "반면 인지장애가 치매로 악화한 그룹에서는 운동력, 상황 판단력, 단기 기억력이 나빠지면서 사고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환자의 사고 사망률이 매년 3.63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홍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웰다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도인지장애 초기 단계부터 자살과 사고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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