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1달러(0.7%) 상승한 63.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증산 압박 이후 산유국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사우디가 감산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점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오는 6월을 넘어 올해 말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팔리 장관은 "이란 원유의 대체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합의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생산 한도를 초과할 필요는 없다"면서 "글로벌 원유재고가 늘거나 주는 데 맞춰서 산유량을 조절하겠지만, 지금은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원유재고는 늘 수도 줄어들 수도 있으며, 나도 알 수 없다"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고, 공급도 잘 되고 있으며 걱정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우디 등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우디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고, 이날 팔리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대치되는 발언을 내놨다.
유가는 베네수엘라의 정치 상황에 의해서도 지지를 받았다.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군사 봉기를 촉구하며 정권 퇴진을 위해 일부 군인들과 길거리로 나섰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쿠데타나 무력충돌로 치달으면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다만 이후 무력충돌이나 원유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들면서 유가의 상승 압력도 완화했다.
베네수엘라의 국방장관은 이날 "일부 폭력적인 행위는 퇴치됐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장관도 "국영 석유 회사인 PDVSA의 운행은 일상적"이라고 말해 불안을 진정시켰다.
중국 경제지표가 악화한 점도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월치(50.5)와 다우존스가 제시한 시장예상치(50.4)를 모두 하회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마킷이 발표한 4월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2로 조사돼 전월치(50.8)와 예상치(50.9)를 모두 밑돌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베네수엘라 상황에 유가가 민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이사는 "과이도 의장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할 가능성은 이날 아침의 상황만큼 크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마두로가 지배력을 유지하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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