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9달러(2.8%) 급락한 61.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장중 한때 4%가량 급락해 60.95달러까지 내리는 등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도 장중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원유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의 영향과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는 1천만 배럴 가까이 깜짝 급증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1천23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유가에 부담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조정을 받는 상황이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유가에도 동반 약세 압력을 가했다.
여기에 사우디의 증산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가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아시아의 주요 정유 업체들이 사우디 아람코에 6월부터 수출 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힌 만큼 사우디가 해당 물량을 대체해 달라는 요청이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즈의 모함매드 다르와자흐 이사는 "사우디가 6월에 아시아로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에도 선제적으로 산유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쳐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 수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증산에 합의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따라 사우디가 아시아 정유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사우디가 아시아 정유사의 요청을 받아들이려는 신호가 나오면 유가를 더 끌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와 리비아의 정치 불안 등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들은 여전하다.
하지만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등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을 지속해서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폴 셀돈 정치문제 수석 컨설턴트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러시아가 공급 부족을 메우면서 미국이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스닥 코퍼레이트 솔루션의 타마르 에스너 에너지 담당 이사는 "시장은 지난해 말의 급락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 약간 겁을 먹었다"면서 "유가 강세 요인들이 도처에 있지만,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라는 거대한 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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