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내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것이란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모두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대내외적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리면서 시장의 추가 변동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치닫았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제 국내 증시는 낙폭을 키우는 등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죠?
<기자>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4% 하락하며 2100 초반까지 내려앉았고 코스닥도 2.84% 빠지며 3%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그간 매수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1883억원을 팔아치운 것은 물론, 특히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6624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다 못해 일촉즉발 상태에 빠졌네요?
<기자>
오늘 진행한 미·중 무역은 결렬되며 마무리됐고 무역전쟁의 결과를 판가름할 회의는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어제 미국 무역대표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안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관세 인상 계획이 관보 사이트에 공지되며 중국에 강력한 관세 보복을 예고한 겁니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맞보복하겠다고 경고에 나서면서 협상이 극으로 치닫았습니다.
<앵커>
이런 난항을 겪는 미·중 무역협상이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는 배경이 됐고,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겼죠?
<기자>
어제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40원 상승한 1179.80원으로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특히 오늘도 장중 1180원을 돌파하며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그간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도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지수 급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80원 가까이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현지시간 10일 열리는 무역협상으로 쏠릴 텐데, 현재 어떤 전망이 제시되고 있나요?
<기자>
일단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먼저 미중 무역 협상의 결렬이 지속되는 기간에 증시 역시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미국이 기존 2,00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상향하고, 여기에 무역협상까지 중단한다면 협상재개 시점까지 금융 시장의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골드만삭스가 10일까지 무역협상의 합의 가능성이 10%에 불과한 만큼 극적인 합의에 베팅하지 말라고 투자자에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또 다른 전망은요?
<기자>
가능성은 미미하지만 미국이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는 소수의 의견이 나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에게 관세를 물렸다가도 증시나 경제가 약해진다 싶으면 물러섰던 걸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 직전까지만 몰고 갈 것이란 시장의 공감대가 일부 형성돼 있다는 진단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시장 분위기는 협상 지연 내지는 결렬 쪽이 대체적인 만큼 증시의 냉각기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앵커>
미중 무역 이슈가 극에 치닫는 상황까지 오면서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에 시장의 초점이 쏠려있죠?
<기자>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18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 제출 후 90일이 검토 마감 시한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8일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론내려야 합니다.
관세는 최대 25% 규모인데 만약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국에 포함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겁니다.
이 관세 규모는 한국 자동차의 인건비 비중이 12%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자동차와 부품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사실상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미중 무역협상 분위기에 미치는 국내증시 상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