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국면으로 접어들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최종 담판을 앞두고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현지시각으로 10일 자정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25%로 올렸고, 중국도 곧바로 반격을 예고했습니다.
안 그래도 수출과 수입의 동반 부진에 빠진 우리로선 돌발 악재가 터진 셈입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이 거래를 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포를 놓은지 사흘 만에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의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습니다.
곧바로 중국 상무부도 미국의 관세 인상에 "반격 조치하겠다"며 나서면서 미중 무역협상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당초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이었던 지식재산권 탈취 등에 대한 법률 개정을 중국이 협상에서 빼버리자 보복관세를 주고 받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입니다.
다만 이미 배송 중인 중국산 제품들엔 25% 관세를 매기진 않았기 때문에, 내일부터 이어질 양측 고위 관료들의 회담 시간은 벌어뒀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대화를 예고해,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아직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다섯 달 연속 수출이 감소하며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한국 경제는 일정 규모의 타격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입니다.
당장 코스피는 4개월만에 처음으로 장중 한 때 2,100선 밑으로 내려갔고, 환율도 2년여 만에 1,180원대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 중 중국과 미국 비중이 둘을 합쳐 40%를 넘길 정도로 비중이 컸던만큼, 수출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중국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 모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원석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팀장
"한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이 나가는 기업이라 해도 한국에서 출발하는 물건이겠지만 원산지가 중국인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기업 같은 경우에도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유관기관, 수출업계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우선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도록 틈새 시장 개척, 신남방 신북방 등 수출 시장 다변화를 더욱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도 미중 무역협상 전개상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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