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조 원 추경안 보름째 방치…국회서 무사 통과될까

입력 2019-05-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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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포항 지진 등 재난피해 지원, 미세먼지 대책, 선제적 경기 대응 등을 위해 마련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에 제출된 지 보름이 넘도록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여야 4당의 선거법 패스트트랙 처리로 자유한국당이 장외 투쟁에 나서면서 국회가 마비되고 여야 협상 자체가 중단된 데다, 추경안 내용을 놓고도 야당에서 재해예산만 처리하자며 `분리 추경`을 요구하고 있어 심의가 시작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5월 임시국회 회기 내 통과를 목표로 지난달 25일 제출된 올해 추경안은 제출된 지 18일이 지났지만 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추경안 심의 일정이 전혀 정해진 바 없다"며 "현재로선 이달 내 처리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나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으나 한국당 반응은 냉랭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 교체, 이달 말 국회 예결위 위원들의 임기 만료까지 겹치면서 5월 내 추경안 처리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 됐다.
특히 추경안 심사와 관련해 한국당이 요구하는 `분리 추경`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제출한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에는 1조5천억원(전체 추경의 22%)에 달하는 미세먼지 관련 예산을 비롯해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등 재해 관련 예산이 2조2천억원 규모로 들어 있다.
나머지 4조5천억원은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 및 민생 경제 긴급 지원을 위해 편성된 예산이다.
정부와 여당은 재해 추경 외에 `민생 추경`도 반드시 같이 처리돼야 한다며 `분리 추경`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9일 국회를 찾아 한국당의 `분리 추경` 주장에 대해 "정부로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해 추경과 민생 추경은 논의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지난 10일 "재해 관련 항목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항목을 분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국회 마비로 추경 통과가 기약 없이 지연되자 `골든 타임`을 놓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조차 우리나라 정부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주문했다.
현 정부 들어 추경 처리에 한 달 반가량이 걸렸다.
11조2천억원 규모의 2017년 첫 추경은 공무원 일자리 예산에 대한 야당 반발로, 3조8천억원 규모의 작년 두 번째 추경은 `드루킹 특검법` 연계 등으로 각각 45일씩 걸렸다.
2000년 이후 추경 처리 기간은 평균 39.1일이었다. 역대 최장 기록은 2000년으로 107일이 걸렸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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