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도시 사망선고"…일산·파주 '3기 반대' 집회

입력 2019-05-12 11:41   수정 2019-05-12 18:49



지난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 파주, 인천 서구 등 신도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발표로 인한 급매물이 추가로 쏟아지거나 가격이 급락하진 않았지만 매수세가 끊기면서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 "누가 집을 사겠나"..찬물 끼얹은 수도권 외곽
이번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에 가장 크게 반대하고 있는 일산서구 아파트 시장은 아예 매수세가 실종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일부 사정이 다급한 매도자들이 1천만∼2천만원 이상 가격을 추가로 낮춰 내놨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산서구 일산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 곳이 2017년 8·2대책에서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되고, 지난해 9·13대책의 유탄까지 맞으면서 집값이 역주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서구의 주택 거래량은 2017년 7천127건에서 지난해 4천900건으로 31.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정부 규제가 집중된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18만7천797건에서 17만1천50건으로 8.91%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컸다.
일산서구는 올해 1∼3월 누적 거래량도 721건에 그쳐 작년 1년치 거래량의 14.7%에 불과했다.
거래 부진은 집값 하락에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0.8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기 신도시인 분당이 16.73% 오르고,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가 7.05%,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이 5.67%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도 매수문의가 사라진 채 적막감이 돌았다.
운정지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당장 급매물이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신도시 발표후 실수요자들도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간혹 외부에 거주하고 있는 투자수요자들의 걱정스러운 문의전화만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 기존 신도시 반발 확산..12일 반대 집회
일산신도시 연합회와 파주 운정신도시연합회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건설에 반발해 12일 오후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사거리에서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인천 검단신도시도 지난해 말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에 이어 이번에 부천 장대 등 추가 3기 신도시 건설 계획까지 전해지며 더 냉랭한 분위기다.
인천 서구 당하동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5㎡는 작년 9·13대책 전 3억7천만∼3억8천만원이던 매매가격이 최근 3억4천만∼3억5천만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실거래가 이뤄지려면 이보다 2천만원 이상 더 낮춰야 할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는 보고 있다.
검단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달부터 새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무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누가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하며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 3기 신도시 발표 남의 일?..평온한 `서울` 부동산
서울지역은 3기 신도시 발표에 아직 무덤덤하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부분 그린벨트인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온다면 서울 서북부 지역의 주택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 이 일대 아파트값에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 급등으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 강남권은 정작 신도시 발표에 무관심한 반응이다. 다만 추격 매수세는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 1·2·4주구나 이주중인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은 급매가 소진되며 호가가 강세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지도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이달 초에 비해 매수 문의가 다소 줄었다.
이들 아파트는 지난 3, 4월 급매물이 대거 팔려나가면서 가격이 직전 최저가 대비 1억5천만∼2억원 이상 회복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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