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로 치닫으면서 국내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치' 투자가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가치 관련 상품을 선보이거나 적극 추천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 첫 거래일인 어제도 부진했죠?
<기자>
전날 코스피는 1.5% 가까이 떨어지며 2100선이 깨졌고 코스닥의 하락률도 2%에 육박하며 710선을 밑돌았습니다.
특히 지난달말 22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5월에만 6% 넘게 빠지면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 인상으로 부담을 줬고 중국도 관세인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앞서 현지시간 13일 6월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이 앞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의 결정입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양측이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대외 악재가 연일 불거지면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죠?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10원 넘게 급등하며 1,188.50원을 기록해 1,190원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종가로 따졌을 때 환율이 1,180원대를 넘은 것은 2017년 1월16일 이후 처음입니다.
이처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서 연구원은 "안정적이지 못한 외환시장의 흐름은 외국인·기관의 이탈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좀처럼 증시가 안정되지 않자 증권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죠?
<기자>
일제히 '가치' 프레임을 내세운 상품이 출시되거나 추천되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에는 주가수익비율(PER) 6~9배 수준의 중소형주를 담고 있습니다.
동일 유형 펀드 대비 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저평가돼 있어 가치 투자 스타일이 강조됩니다.
교보증권이 내세운 '교보악사 Neo가치주 증권주투자신탁'은 가치주의 초과수익 구간에서 가격 매력이 존재하는 성장주를 단기 매매해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신영증권의 경우 워런 버핏의 가치 투자를 실현하는 `플랜업 Wide Moat20 랩`을 내세웠습니다.
이들 모두 좋은 기업의 주식을 쌀 때 사서 오랫동안 보유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라는 가치 투자의 공동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가치가 재조명되는 것은 최근 불안한 증시와 연관이 있겠죠?
<기자>
무역분쟁의 장기화 전망에 따라 증시가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진단에 그간 오르지 못한 가치 종목에 대한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조선, 철강 등 간판 업종들 주가가 장기간 저평가돼 있다가 일부 재평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앞으로는 PBR이 낮은 전통적 가치주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위기가 찾아온 후 시장 상황이 바뀌면 다시 전통적인 가치주들의 몸값이 오르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상품 이외에 눈여겨 볼만한 가치주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현재 가치주로 부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화장품 관련주입니다.
두 업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하향세였다가 최근 실적이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들 모두 변동성이 적고 늘어나는 배당, 기저 효과를 고려한다면 현재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 최선호주로는 기아차,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가 거론되고 있으며 기존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힙니다.
<앵커>
주의해야 할 점은요?
<기자>
일단 전통적인 가치 업종인 에너지, 소재, 금융은 원자재나 원가 가격의 반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관련주의 실적 전망치 상향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관련주를 관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최근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가치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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