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활발하게 사들이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였고 15%에 달하는 손실을 본 CEO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습니다.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돈은 3억2,400만원에 달하는데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15% 가까이 손실을 봤습니다.
주가 부양을 하겠다며 주식을 사들인 지 1년 3개월만에 4천7백만원을 날린 겁니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김 회장이 6천260만원을 투입해 매입한 1천500주의 손실률은 14.9%에 달했습니다.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1만5천주를 매입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성적표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습니다.
지난 3월 4천주를 매입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경우 벌써 4% 넘게 손실을 봤습니다.
그나마 수익을 낸 CEO는 허인 국민은행장이 유일하지만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저금리 여파와 대출 경쟁으로 악화된 실적이 CEO들의 자사주 투자 수익을 떨어뜨린 겁니다.
반면 지난해 이후 CEO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았던 신한지주는 올해 주가가 두자릿 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지주 주가 상승률(14일 종가기준) : 신한 :+14.65% / 우리 -11.53% 하나 +0.14% KB +0.11)
굳이 주가 부양을 위해 CEO가 나서지 않아도 주가가 알아서 잘 오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실적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없이 CEO들의 자진 등판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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