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더의 디지털 싱글 `불안`
"멈추는 건 무서워 뒤처지는 게 두려워서 / 불안함이 가슴을 계속 쿵쾅 두드려서 / 숨을 또다시 들이마시고 뱉어 그래도 계속 / 되돌아가는 생각의 패턴 숨쉬기도 버거워 난 / (중략) / 계속 불안해 계속 불안해 계속 불안해 불안해서 / 이제는 내가 불안해하는 것이 점점 불안해져"
언론사 디자이너가 작사한 랩 `불안` 가사다. 떼어내려 할수록 더 끈질기게 달라붙는 불안한 감정을 다룬 이 곡은 작사뿐 아니라 비트메이킹, 녹음까지 그가 혼자 했다.
주인공은 한국일보 디자이너이자 랩퍼인 `사운더`(본명: 백종호). 사운더는 2011년 남성 2인조 그룹 `백신&지니`를 결성, 디지털 싱글 `떠나가나요`로 데뷔했다. 이후 그룹명을 `소울스프`로 바꾸고 2013년 `사랑은`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사운더가 솔로로 낸 첫 앨범이다.
데뷔 당시 대학생이었던 사운더는 2014년 국내 모언론사 디지털콘텐츠국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스무 살 때부터 곡을 쓰고 홍대에서 랩 배틀을 하는 등 래퍼로 활동했지만 대학에선 시각정보디자인학을 전공했다. 언론사 구성원이 래퍼로 활동하며 음원까지 내는 건 무척 이례적이다. 300여명의 한국일보 구성원 중에서도 랩 음원을 낸 것은 사운더가 유일하다.
`불안`은 평온한 일상에 어느 순간 찾아 든 불안한 생각이 또 다른 불안을 낳는 `불안의 무한반복`에 대한 노래다. 사운더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이 가져오는 혼란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차분한 피아노 선율과 몽환적인 사운드로 시작하는 `불안`은 뒤로 갈수록 감정이 점점 고조되다 후반부엔 거칠게 폭발한다.
사운더는 왜 지금 불안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7개월 된 아들을 돌보느라 퇴근 후에도 정신 없이 바쁘지만 오랜 꿈인 `좋은 아빠`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한 그다. "행복한 사람도 불안한 감정은 있잖아요. 행복이 깨지면 어쩌지, 하는. 무섭게 밀려오는 불안 속에서 지금의 행복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는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쪼개 30분씩 곡 작업을 하고, 퇴근 후엔 아이를 재운 후 집에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다.
"나 정말 행복하고 싶어요 / 이대로 계속 행복하게 해주세요 / 행복하게 해주세요 / 행복하게 해주세요."
마지막 가사가 오래 귓가를 맴돈다. 이 곡은 16일부터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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