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女노동자, 백혈병 위험 1.55배

입력 2019-05-22 21:51  


반도체 제조업 여성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 노동자의 1.5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6개 기업 반도체 사업장 9곳의 전·현직 노동자 약 20만명을 2009년부터 추적 조사한 결과다.
공단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고(故)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이듬해인 2008년에도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으나 관찰 자료 부족 등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10년 동안 추적조사를 벌였다.
이번에 나온 역학조사 결과는 2008년 조사와는 달리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암 발생 위험을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와도 비교했다.
일반 국민보다 건강하다고 판단되는 노동자 집단과 비교함으로써 위험 평가에 정확성을 기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조사결과 반도체 제조업 여성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19배, 전체 노동자의 1.55배였다. 백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차이가 더 커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0배로 파악됐다.
백혈병과 함께 혈액암에 속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반도체 여성 노동자의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1.92배로 조사됐다.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2.52배, 전체 노동자의 3.68배였다.
공단은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여러 사항을 종합할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인 `클린룸`에서 작업하는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 등의 혈액암 발생과 사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도 20∼24세 여성 오퍼레이터의 혈액암 발생 비율이 높았다.
현재로부터 10년 이전에 입사한 여성 노동자의 혈액암 발생 비율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성 노동자의 혈액암 발생 비율이 높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클린룸 작업자 중에 여성이 많은 점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공단은 보고 있다.
반도체 작업환경과 혈액암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역학조사 결과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반도체 노동자의 산업재해 인정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사 대상 반도체 노동자는 혈액암 외에도 위암, 유방암, 신장암과 피부흑색종을 포함한 일부 희귀암 발생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은 이에 대해서는 "반도체 근로자가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 위암 등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하고 희귀암의 경우 사례가 부족하므로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역학조사에는 사내 하청 노동자와 중소 반도체 사업장 노동자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은 "이들(하청 노동자 등)도 위험이 없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어떻게든 조사와 관리 등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단은 역학조사 보고서에서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의 작업환경 관리를 강화하고 노동자 건강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할 것을 제안했다.
공단은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를 설립해 반도체 제조업을 포함한 전자산업의 직무별 화학물질 노출 감시 시스템 등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이번 역학조사 결과는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암 발생 위험을 관리하고 능동적인 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역학조사 보고서 전문은 공단의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홈페이지(http://oshiri.kosha.or.kr)에 게시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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